COMICAL MYSTERY TOUR - 춤추는 인형

읽을꺼리 2007. 5. 7. 23:39 posted by 조재형

이시이 히사이찌는 일본의 4컷 만화가입니다. 그가 아사히 신문에 연재하던 "이웃의 야마다군"은 지브리 스튜디오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COMYCAL MYSTERY TOUR는 東京創元社에서 발간한 이시이의 단편만화집입니다. 주된 내용은 명탐정 홈즈와 그의 의사친구 왓슨이 겪는 모험담(?)을 다루고 있으며, 틈틈이 유명한 미스테리작품을 패러디한 내용도 있습니다.(그 중에는 스티븐 킹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답니다.)

※ 이시이 히사이찌의 "이웃의 야마다군"은 국내에 출간되어 있답니다. 다락원에서 출간한 '네컷만화 속의 일본어: 제2권 아사히신문편'을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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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아무래도 이 기묘한 인형이 아내인 엘렌과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의뢰인: 무언가 기분나쁜 수수께끼가 배후에 숨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홈즈씨.


홈즈: 음. 이것은 암호입니다. 파이크씨.

 

홈즈: 말씀드릴까요? 이것은 춤추고 있는 인형과 깃발을 들고 있는 인형이니까 "깃발을 들고 춤추러 가자." 라는 뜻이 되는 거지요.

 

의뢰인: 앗! 아내는 깃발춤의 명수입니다. 홈즈씨.


홈즈: 그렇겠죠, 그렇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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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 다음으로 이것은 분명히 라디오 체조를 하고있는 모습입니다.

의뢰인: 앗! 아내는 무슨 기쁜 일이 있으면 라디오 체조를 시작합니다.


홈즈: 그렇습니까. 하-

홈즈: 에- 그 다음은? 이것은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와서 만세삼창을 하는 건데.

 

 ⑧

의뢰인: 앗! 아내는 화장실 갔다와서 만세삼창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제가 거기에 반했습니다만.


홈즈: 그, 그렇습니까? 아무래도 이 사건은 제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파이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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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나한테 걸린 이상 넌 제삿날이다.

-지지직- 강한 전류에 감전되는 소리

슈퍼맨: 아악! 아~ 힘이 빠진다.

-펄럭펄럭- 슈퍼맨의 망토가 힘없이 흔들거린다.


(낯선 실내)

슈퍼맨: (의식이 점점 돌아온다) 여기가 어디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리

-징~- 문이 열린다.

남자1: 잘있나? 슈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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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아니? 당신은 지구인이 아니오?

남자1: 그렇소.

슈퍼맨: 사람이 안 사는 이 별에 어떻게 왔는지 궁금하군요.

남자1: 얘기하지요.


(회상장면)

-2955년 X월 X일

-슁- 우주선 출발소리

남자2: 이쪽은 이상이 없다.

남자1: 이쪽도 전혀 이상이 없다. 아니 기계가 말을 듣지 않는다. 앗  추락한다.

-우주선이 별에 거꾸로 처박혀 있다.

남자1: 기왕 추락했으니 별을 탐험해보자.

-비밀 출입구 발견

남자1: 아니? 저게 뭐지?

남자2: 뭔데?

초등학교 때 내 꿈은 만화가였다.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누런 16절지에 연필로 꾹꾹 눌러가며 열심히 그렸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만화원고들이 다 없어졌지만, 그 중에서 운좋게 살아남은 몇장의 원고를 소개한다. 오래되어 종이가 심하게 변했지만, 고전만화라 생각하고 봐주세요. 서투른 그림 속에 제법 철학이 흐른다.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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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그 영화의 오프닝에 제목과 배우들 이름이 나오는 장면에는 전통이 있다. 글자들이 우주공간을 휙휙 날아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슈퍼맨 만화를 그리면서 영화의 전통을 따라 제목글자를 씽씽 날려 보았다.

이 만화는 프레드 윌콕스 감독이 연출한 SF영화의 고전 '금단의 혹성' 줄거리에서 영감을 얻어 그리게 된 것이다. 그 영화에서 우주탐험대장 역할로 진지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는 총알탄 사나이로 유명한 레슬리 닐슨이다.

하여간에 난 그 영화에 슈퍼맨을 끌어 들여서 전혀 색다른 스펙터클 스페이스오페라를 그릴려고 했었는데...

옆의 그림은 우주 슈퍼맨의 표지이다. 당당하게 '1회'라고 적혀있다. 우주라는 제목 옆에서 윙크하고 있는 사람은 왜 그려넣었는지 의도를 모르겠다.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아마 5학년 나름대로 뭔가 꿍꿍이 속이 있어서 그려넣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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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대의 우주선이  우주를 끝없는 우주를 향해 간다.

우주선 속을 살펴보자.

우주선의 조종사 우주 슈퍼맨. 우주 여행자다.

슈퍼맨: 타마르별에 안전착륙이다.

-피식- 우주선 착륙소리

슈퍼맨: 아, 공기도 신선하구나.

-쿵쿵- 무거운 발자국 소리

슈퍼맨: 응? 무슨 소리지?

(거대로봇을 발견한다.)

슈퍼맨: 대단히 크다. (날아가며) 내가 상대해 주지.



우주 슈퍼맨(2)로 이어집니다.

초등학교 때 내 꿈은 만화가였다.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누런 16절지에 연필로 꾹꾹 눌러가며 열심히 그렸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만화원고들이 다 없어졌지만, 그 중에서 운좋게 살아남은 몇장의 원고를 소개한다. 오래되어 종이가 심하게 변했지만, 고전만화라 생각하고 봐주세요. 서투른 그림 속에 제법 철학이 흐른다. 뿌듯~.

바람따라 구름따라 자신의 신분을 감춘채 전국을 다니며 탐관오리들을 혼내주는 암행어사에 대한 만화다. 우연히 들른 작은 마을에서 암행어사는 마을사람들을 괴롭히는 털보깡패를 잡아다 사또에게 넘긴다. 그러나 부정부패한 사또는 그 깡패와 한통속이었으니. 도리어 암행어사를 잡아다 족치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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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 관가로 끌고가야겠다.

털보: 아야.


(관가)

어사: 사또. 이러이러하니 이 자를 벌하여 주시옵소서.

사또: 알았다. 돌아가 보거라.


(관가 밖)

소년: 아저씨 무사하셨군요.

어사: 응? 너는 아까 만난 아이가 아니냐!

소년: 아저씨 빨리 우리 집으로 가요.

어사: 아니 왜?

소년: 글쎄 일딴 가보시라니까요.


(관가)

털보: 형님 귀 좀...

사또: 응? 왜?

털보: 소곤소곤...

사또: (놀라서 방망이를 집어던지며) 뭐라고, 그토록 무예가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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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사또: 그럼 나라에서 보낸 암행어사가 아닐까? 그렇다면...

털보: 처치해야죠.

사또: 맞아. 아직 빠져나가지 못했을테니까 집집마다 수색해서 죽여 없애야지.


(소년의 집)

소년: 아저씨. 부탁이 있어요.

어사: 응? 뭔데?

소년: 이 고을의 사또는 돈을 주고 벼슬을 산 것입니다. 성질이 어찌나 포악하던지 재물을 안 바쳤다고 우리 아버지를 옥에 가두어 놓았습니다. 동생은 아저씨가 잡아오신 사람인데 그자는 행인을 위협하여 돈을 뺐는 못된 자입니다.

어사: 음~~

소년: 제가 부탁드리고자 하는 일은 우리 아버지를 풀어주시고 두사람을 벌하여 주십사하는 것이옵니다.

어사: 그런데 나한테 그 일을 맡기는 이유는?

소년: 칼 앞에서도 두려워 하시지 않는 분은 예삿분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사: 음! 좋아.

문밖의 목소리: 여보라, 게 누구 없느냐.

어사: 아니?

소년: 사또의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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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송명호씨댁)

-가족소개: 송명호씨, 부인, 아들 인수군.

송명호: 아니! 이것이 정말이냐.

부인&인수: 무슨 일인데요.

송명호: 2차대전때 일본군에 끌려가서 아직까지 생사를 모르던 큰아들 인규가 지금 일본에 있다고 편지를 보냈어요. 내일 12시 비행기로 온대요. 최근에 찍은 사진도 보내왔어.

-늠름한 모습의 젊은이 사진

부인: 어쩜~ 늠름한 모습이야.

인수: 화~ 너무너무 멋있다, 멋있다, 멋있다.

송명호: 암~ 누구 아들인데 험~~

인수: 그게 아니고요, 넥타이가 멋있어서요.

송명호: 예끼, 이놈.

인수: (머리에서 별을 내보내며) 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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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송명호: 12시 비행기가 왔다! 아무리 찾아봐도 인수가 없잖아.

-부릉- 자동차 달리는 소리

송명호: 집으로 그냥 돌아가자.

(송명호씨댁)

부인: 아니? 인수는...

송명호: 못 찾았어.

-딩동- 초인종 소리

인수: 네! 나가요. 누굴까? (뛰어 들어오며) 아빠! 아빠! 인수형이어요.

인규: 제가 인수입니다.

해설: 잃어버린 아들과의 첫 상봉. 가족들 모두 다 인수군을 축하했고 이야기의 중심은 인수군에 관한 것이었다.

송명호: 인수야!

인수: 아빠, 편지요.

-편지봉투에 검은 마인이라고 적혀있다.

송명호: 뭣이! 검은 마인.

해설: 과연 편지의 내용은? 다음 2회를 기대해 주세요.

※ 만화를 주의깊게 봤다면 알아차렸을 것이다. 지금 만화가는 큰아들 인규와 막내아들 인수의 이름을 혼동해서 마구 섞어쓰고 있다. 아무리 어린 5학년이라지만... 망신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나 자신을 한대 쥐어박고 싶다.

※ 사실 이 만화에는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학교에 가서 '검은 마인'을 친구들한테 보여줬다. 읽고난 여자애가 말했다. "나, 다 알어." 뭘? "큰아들이 검은 마인이지?" 허걱- 어떻게 알았냐? 어떻게 될지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만화를 그리겠다고 작정하고 만든 만화였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들통나다니. 난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