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이름의 유래

뉴스 2010. 8. 5. 01:01 posted by 조재형

☞ 스티븐 킹 공식사이트에서 "스티븐 킹 제국" 사진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초반에 응모된 사진 중에서 뽑힌 50장이 공개되었습니다.

[스티븐 킹 제국 사진 50장 보러가기]

스티븐 킹은 공식사이트에 또 한 차례 글을 올려 사진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는데, 자신의 이름이 지어지게 된 사연도 공개했습니다.

이번 글은 스티븐 킹 제국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진을 보내온 충성스런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사진에 첨부된 모든 설명문이 재치가 넘치고, 일부 설명문은 웃다가 쓰러질만큼 재미있습니다.
사진을 계속 보내주세요!

좋은 사진을 선정한 결과는 움직이는 플래시 파일로 공개해서 나의 경이로운(때로는 어둠에 휩싸인) 왕국의 색다른 여러 모습을 나타내보일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보내준 사진 덕분에 나의 자부심이 완벽하게 재충전되었고, 나의 신작 중편집 "Full Dark, No Stars"가 11월에 출간되면 나타날지도 모르는 악랄한 언론비평과 안티 블로그에 충분히 맞설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는 대신 세차장, 술집, 식당, 광고판... 심지어 카페트 세제용기까지 점령한 나의 상큼발랄한 제국을 떠올릴 것입니다!

몇몇 분들이 여러 곳에 산재한 성 스티븐 교회(St. Stephen's church)들의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내 이름이 사실은 바로 그 스티븐 성인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좋아하실 것 같아 이렇게 밝히고자 합니다.

그런데 그 이름은 우리 어머니가 실제로 분만의 진통을 겪기 전까진 언급된 적이 없었습니다.

유념해두세요. 초음파 진단이 생겨나기 전 의학계의 석기시대에 일어났던 일이라구요.

엄마 뱃 속에 있던 나의 태아 심장박동이 160이라는 이유로 의사들은 우리 어머니한테 딸이 태어날 거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태아 심장박동이 140을 넘어가면 무조건 딸로 간주했대요).

어머니는 뱃 속에 있던 나의 이름을 "마사(Martha)"로 짓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임신 말기에 약간 고쳐서 "마셔(Marcia)"로 정했대요.

열성독자 여러분, 내가 마셔 킹이 될 뻔했단 말이에요.
정말 그렇게 됐으면 얼마나 위엄을 뽐냈을지 생각해봐요.
소설 "스탠드", 마셔 킹 지음!

이야기가 너무 샛길로 샌 것 같으니, 원래 하던 이야기로 돌아가볼게요.

어머니가 나를 낳느라 진통을 겪게 되었습니다. 18시간, 어쩌면 20시간까지도.
목청이 터져나갈만큼 비명을 질렀구요, 그 와중에 담배 한 갑을 다 피웠구요.

진통이 길어지니까 의사가 결국엔 집게를 동원했습니다.
나를 집게로 끄집어냈다구요! (소설가로 활동하는 내가 자꾸만 소름끼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이유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안락하고 따스한 동굴에서 거칠게 끌려나오는 경험을 하고 나면 당신도 그런 식으로 클 수 밖에 없을 거에요.)

그런데 그 잔인한 집게가 활동을 개시하기 전에, 여전히 진통이 계속되고 있던 중에 몰리 이모가 우리 어머니한테 물었습니다.
갖은 고생을 다한 끝에 낳은 아기가 아들이면 이름을 뭐로 부를거냐구요.

자궁 수축이 또 한 차례 찾아오기 전까지 2분동안 어머니는 열심히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나서 힘겹게 속삭였죠.
"아들이면 스티븐이라고 부를거야. 돌에 맞아 죽은 옛날 기독교 성자의 이름을 따서. 지금 내 기분이 정말 돌에 맞아죽는 것 같으니까!"

그리하여 나는 마셔 대신 스티븐이 되었고, 스티븐 킹 공식사이트를 들러주시는 좋은 분들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멋진 왕국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여러분은 내 이름이 들어간 볼링장 사진 봤어요?

근사하죠? 무척... 킹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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