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 Different Seasons

작품 감상문 2007. 5. 11. 02:12 posted by 조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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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ferent Seasons

(1982년 소설)

위 표지는 영언문화사에서 출간한 Different Seasons의 한국어판 표지이다. 제목은 단순히 스탠 바이 미라고 되어 있다. 제목만 보고 소설 하나만 들어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4편의 중편소설이 들어있다.

Different Seasons는 <스탠 바이 미> 외에도 <사계(신우)>, <쇼생크 탈출(영언문화사)>, <미드나잇 시즌(대산출판사)>, <스티븐 킹의 사계(황금가지출판사)>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되어 있다.

Different Seasons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주제로 총 4편의 중편소설이 들어있다. 스티븐 킹이 에필로그에서 밝혔다시피 단편으로 발표하기에는 너무 길고, 장편소설로 출판하기에는 너무 짧은 소설 4편을 하나로 묶어놓은 것이다.

봄: '쇼생크탈출 Rita Hayworth & Shawshank Redemption'.

이 소설은 쇼쌩크 주립 교도소에서 복무중인 레드라는 죄수가 자신이 보았던 한 죄수의 일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앤디라는 죄수가 들어온다. 그는 부유한 은행가였지만, 불륜을 저리른 아내와 정부를 살해한 죄로 (본인은 무죄를 주장하지만) 유죄를 선고받는다. 젊고 잘생긴 앤디는 교도소에서 '자매들'이라는 게이죄수들한테 수시로 강간의 위협을 받는다. 그는 맞서 싸운다. (그러나 항상 승리하지는 못한다.) 앤디는 죄수들한테 몰래 물건을 구해다주던 레드에게 다가와 지질학에 취미가 있었다면서 감방에서 남는 시간동안 암석조각을 하려고 하니 돌을 다듬는 작은 망치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그 물건을 전해주는 것을 계기로 그들은 친구가 된다.

아주 오랜 수감기간동안 앤디는 은행가였던 경력을 살려 간수들의 세금상담을 해주게 되고 교도소장의 눈에 들어 그의 불법적인 재산축적을 도와주게 된다. 그리고 앤디는 교도소 안에 방치돼 있던 도서관을 끈기와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새롭게 단장해서 죄수들에게 휴식처를 준다. 또 앤디는 레드에게 얻은 미녀배우 리타 헤이워드의 포스터를 감방 안에 붙여둔다. 앤디는 언제나 위험에 맞서 싸운다. 항상 이기지는 못하고 때로는 타협할 줄도 안다. 교도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그러나 마음 속의 희망은 결코 지워버리지 않는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희망.

자, 단서는 제공되었다. 앤디에게는 돌 다듬는 작은 망치와 리타 헤이워드 포스터, 끈기, 열정, 그리고 희망이 있다. 그 준비물들을 가지고 그는 일을 추진한다.

소설내내 앤디는 참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온다. 그의 성격을 반만이라도 닮을 수 있다면 세상에 못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쇼쌩크탈출은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동네 비디오가게에 가면 웬만하면 구해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라본트 감독은 후에 또다른 킹의 소설 '그린마일'도 감독하였다.

영화 <쇼생크 탈출>은 국내에 비디오뿐만 아니라 DVD로도 출시되어 있다.

여름: '영리한 학생 Apt Pupil'.

토드라는 아이가 친구집에서 본 전쟁잡지에 실린 기사에서 2차대전 당시 나치가 유태인수용소에서 저지른 홀로코스트 대학살을 알게 되고 흥미를 가진다. 공교롭게도 토드는 마을에 사는 아서라는 노인이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는 유명한 나치장교라는 것을 알아내고 그의 집으로 찾아간다. 나치를 부인하는 아서를 꼬마 토드는 협박해서 그로부터 유태인 학살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토드는 재미를 붙여 아서를 자주 방문하게 되고 횟수를 거듭할 수록 토드는 아서에 동화되어 마음속에 광기가 자라나기 시작한다. 오랜세월 숨어살던 아서도 토드 앞에서 과거를 얘기하면서 억눌렸던 나치 특유의 광기가 되살아난다. 세월은 흘렀고 두사람도 나이를 먹었지만 둘 사이의 유대는 변함없고 광기는 주체할 수 없게 폭발한다. 토드는 성적이 마구 추락하고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남들 몰래 살인을 저지른다. 아서도 동물을 상대로 살인을 저지르다 한단계 강도를 높여 사람사냥에 나선다. 결국 둘의 운명은.....

좀비가 나오는 공포소설은 아니지만, 은근히 사람을 긴장시키는 심리소설이다. 특히 토드가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과정에 대한  묘사는 압권이다. 그 마지막의 광기란... 이 소설의 주제는 '아이에게는 교육환경이 중요하다'가 아닐까? 토드가 아서가 살고 있는 동네에 거주하지 않았더라면 인간의 탈을 쓴 두마리 괴물이 생겨나지는 않았을텐데. 2차대전 당시에도 나치가 독일이 아니라 말레이시아같은데 살았더라면 홀로코스트 같은 참극은 없었을텐데. 역시 환경이 중요하다.

이 소설은 유주얼 서스펙트, X맨으로 유명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동네 비디오가게에 가보면 주인의 안목에 따라서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출시제목은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이다.

가을: '스탠 바이 미 The Body'

고든이라는 사람이 세친구가 전부 죽은뒤 1960년대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어린시절의 고든, 크리스, 테디, 번 이렇게 4명은 실종된 어린 소년의 시체를 찾아내 영웅이 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1년전에 의지하던 형이 죽은뒤라 고든에게는 이번 여행이 특별하다.

철길을 따라 가다 기차에 치일뻔하기도 하고, 거머리떼의 공격을 받는 등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그들은 시체를 찾아낸다. 그순간 동네 양아치들이 나타나 칼을 휘두르며 시체를 넘길 것을 요구하는데...

인생의 희미한 목표 앞에 닥친 좌절의 그림자와 그것을 헤쳐나가는 아픔과 성숙에 관한 우화였던 것 같다. 마치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처럼. 소설의 주인공 고든은 어린 시절의 여행을 통해 상실의 슬픔을 이겨낸 것 같았지만, 세월이 지나 또다시 친구를 상실하는 슬픔을 겪는 것을 보면, 인간이란 한없이 넓은 슬픔의 바다에 외롭게 떠있는 한조각 미소일 뿐인 것 같은 어설픈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로브 라이너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스티븐 킹도 무척 맘에 들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요절한 청춘배우 리버 피닉스의 어린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동네 비디오가게에 가보면 웬만하면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국내에 <스탠 바이 미>라는 제목의 DVD로도 출시되어 있다.

겨울: '호흡법 The Breathing Method'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무척 좋지 않았던 옛날(물론, 지금도 좋게 보지는 않지만), 산부인과에 미혼모가 찾아온다. 그녀는 사회적 냉대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포기하지 않고 낳기를 원한다. 의사는 그녀의 모성애에 동감하며 그녀에게 그 당시에는 낯선 방식이었던 라마즈호흡법을 가르친다. 아기를 좀 더 수월하게 낳기 위해 호흡을 깊고 천천히 규칙적으로 쉬는 분만법을 말한다.(지금은 유치원꼬마들도 애기낳기 놀이할 때 라마즈호흡법을 흉내낸다.) 어느 눈내리는 겨울날, 미혼모는 아기를 낳으려고 병원으로 오다 바로 병원문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한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사가 부서진 차 안으로 가보니 여자는 목이 날아간채 좌석에 앉아있다. 그 다음은...

앞의 봄, 여름, 가을 이야기와 달리 호흡법은 가장 스티븐 킹다운 공포를 선사한다. 봄,가을 이야기는 순수소설에 가깝고, 여름이야기는 심리소설에 가깝다. 그에 비해 겨울 이야기의 결말은 기괴하다. 나도 호흡법을 읽다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숨도 안쉬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영언문화사에서 출간된 한국어판 뒤에는 작가후기가 나와있다.후기에서 킹은 자신이 문학계의 맥도날드 햄버거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고상한 산문을 알아보고 그에 대해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나 자신이 그런 것들을 쓴다는 것은 힘들며 때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시절 내 우상들은 괴기나 미스테리물을 쓰는 소설가들이었다. 소설가의 작품에서 고상함을 빼버리면 땅을 딛고 설  튼튼한 다리가 하나밖에 없는 게 되는 거고  그 다리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 결과 나는 항상 될 수 있는 한 더 많은 노력을 하려고 애써왔다.

  1. Commented by 오윤금 at 2007.06.16 14:28

    스티븐 킹의 말이 더 인상적이군여...누가 작가 아니랄까봐..^^;;;
    저 표지의 책을 저도 갖고있죠...
    사계절별로 한 작품 읽을 때마다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었습니다...
    봄을 읽으면서는 펑펑 울었고...
    여름은 사람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고...
    가을은 영화로 먼저 봤던 작품이라 영화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읽었고...
    겨울은 이걸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사고장면에서 헉 하고 숨을 한번 멈춰버렸던 작품이죠..

  2. Commented by 김중현 at 2007.12.24 16:46

    제가 스티븐 킹 소설 중에서 유일하게 다 읽었던 작품이 이 different seasons 라는 작품이네요. ^^;;
    그런데 어릴 때 읽어서 그런지 아님은 제가 읽었던 책(편집을 일부러
    양쪽으로 보게 했던 책인가??) 원판과 다르게 편집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여름편과 겨울편은 대부분 확실히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아마도 겨울 편일지도 모르지만 이상한 도서관에서
    어떤 남자가 책을 보던 내용이 겨울편인지 ㅎㅎ 기억이란게 ㅜㅜ..

    하나의 책에서 계절의 변화와 같은 느낌을 들게 했던 작품이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네요.

    한 가지 질문을 해도 될런지 모르겠네요. 예전 제가 고등학교 시절인가
    1995-1997년 사이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그 때 MBC에서
    11시 쯤 방영했던 특선 영화로 무슨 수퍼 독감에 걸려서 일류가 거의
    죽은 이후의 세계를 그린 작품의 제목이 무엇인가요?

    여기까지 친절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BlogIcon 조재형 at 2007.12.25 09:17

      문의하신 작품은 스티븐 킹 소설 "스탠드"로 만든 미니시리즈입니다.
      MBC에서 방영한 제목은 "미래의 묵시록"이었어요.

      현재 스티븐 킹 소설 "스탠드"는 6권짜리로 번역출간 중입니다.

  3. Commented by 미스윤희버스 at 2014.04.20 17:34

    파멸의 시나리오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이 시립도서관에 있길래 봤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을 많이 받은 결말이었습니다

  4. Commented by skunk at 2015.12.09 13:19

    요즘 사계를 읽고 있습니다. 4편 중 3편이 영화화됐다는 사실만으로 뭔가 어마어마한 포스가 느껴지는 중편집입니다. 역시 이야기의 제왕~!!

    • Commented by BlogIcon 조재형 at 2015.12.10 23:21

      정말 멋진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입니다.
      게다가 "사계" 외에도 좋은 책들이 많아서 스티븐 킹 아저씨 진짜 좋아합니다~!!

  5. Commented by 미스윤희버스 at 2016.03.06 19:43

    스탠 바이 미 영화를 봤는데 마음이 많이 아리네요 사계는 아직 여름이랑 겨울 밖에 못 읽었는데 가을편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리버피닉스의 요절에 대해 많이들 안타까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작품을 보니 이해가 가네요 영화속의 크리스랑 뭔가 닮은 삶 같기도 하고...잔잔하면서 감동을 주는 영화였어요 킹 아저씨가 마음에 들어할만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