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잡지에 스티븐 킹의 칼럼 "10 Greatest Evildoers in Fiction"이 실렸습니다.

이 칼럼에서 킹은 examiner.com에 올라왔던 "스티븐 킹 소설 속 최고 악당 순위"를 얼마 전에 보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킹은 그 순위에서 "그것"의 페니와이즈가 악당 1위를 차지한 것을 보고 조금 실망했습니다.
킹 본인은 자기 소설의 악당 1위가 "미저리"의 애니 윌크스라고 생각하는데 4위에 그치고 말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스티븐 킹 소설 악당 순위들을 보고 있자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도 다른 작가의 소설에 나온 악당들 순위를 뽑아보면 어떨까?"

그래서 스티븐 킹은 아래와 같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0. 맥스 케이디

이 이름이 낯설다고? 내가 영화 "케이프 피어"를 언급하면 도움이 되려나?

그 영화의 원작소설인 존 D. 맥도날드의 "The Executioners"(1957년) 속에서 케이디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보우덴 가족을 스토킹하는 사이코패스다.

두 편의 영화 버전 속에서 1962년엔 로버트 미첨, 1991년엔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했지만, 맥도날드가 탄탄하게 엮은 원작소설 속의 케이디가 발산하는 공포에는 결코 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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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안톤 시거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코맥 매카시가 만들어낸 가장 무시무시한 창조물.

공포스럽다고 느끼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압축공기의 힘으로 나사못을 발사하는 소 도살 총을 안톤 시거가 살인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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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뽀빠이

만화에 나오는 시금치 선원 캐릭터가 아니라 윌리엄 포크너 소설 "성역"의 작은 마을에서 활개친 범죄자다.

그는 현대소설 사상 가장 악명 높은 강간 행위를 저지른다. 그것이 너무 끔찍한지라 나는 온가족이 보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잡지에 그것을 자세히 설명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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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빅 브라더

전쟁이 평화고, 자유가 예속이고, 무지가 힘이라고 외치는 악몽 같은 독재권력에 관한 가장 뛰어난 소설, 조지 오웰의 "1984" 속에서 빅 브라더는 모든 장소에 설치된 텔레스크린을 통해 당신을 감시하고 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더 나은, 더 분별 있는 인생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부디 성공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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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해리 파웰

데이비스 그루브의 소설 "사냥꾼의 밤(Night of the Hunter)" 속에서 두 아이를 추적하는 전도사다. 한 손의 손가락들에는 "사랑"이라는 문신을 새겼고 나머지 손의 손가락들에는 "증오"라는 문신을 새겼다.

영화 버전에서는 로버트 미첨이 해리 파웰의 얼굴을 구체적으로 나타내서 사람들한테 수많은 악몽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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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로다 펜마크

윌리엄 마치의 소설 "나쁜 종자"에 나오는 너무나 귀여운 8살짜리 꼬마! 그녀가 냉혹한 살인자라니 너무 유감스럽다.

영화 버전에서는 패티 맥코맥이 로다 역할로 열연을 펼쳤지만, 1950년대 중반의 헐리우드가 되게 얌전 떠는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그 영화는 묘하게 김빠진 모습을 보인다. 진정한 사악함을 맛보려면 윌리엄 마치의 원작소설을 찾아 읽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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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볼드모트

하나님 맙소사, 볼드모트는 해리 포터와 해리의 친구들을 전부 다 죽이려 들었다!

이 정도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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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우론

톨킨의 삼부작 소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나오는 사우론은 필시 볼드모트의 원형이겠지만, 볼드모트보다 훨씬 더 무섭다.

그리고 볼드모트보다 더욱 큰 야심을 가졌다. 절대반지의 권능(그리고 사악함)에 한껏 기세가 등등해져서, 이 악당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어한다. 게다가 엄청나게 많은 악의 군단까지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잡생각 하나. 다스베이더와 사우론이 싸우면 다스베이더가 자비를 구걸하며 비명을 질러댈 거라는 데 이의 있는 사람 있으려나? 어, 나는 단 30초만에 그 꼴이 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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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주주

윌리엄 피터 블래티의 1971년도 소설 "엑소시스트"에서 소녀 리건의 심신을 점령하는 악마.

영화 버전에서 악령에 씌인 어린 소녀를 묘사하는 린다 블레어의 연기는 공포스러웠지만, 원작소설 속에서 살아숨쉬는 악마가 훨씬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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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라큘라 백작

소설 "드라큘라"로 브램 스토커가 만들어낸 품격 있고 불길한 이 창조물은 여전히 문학계의 가장 뛰어난 악당이고, 여러 영화 속에서 수십 명의 배우가 드라큘라 백작을 연기하기는 했어도(그 중에서는 틀림없이 크리스토퍼 리가 최고다) 그 어떤 배우도 소설 속 드라큘라 백작과 대등한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다.

그리고 스토커의 가장 놀라운 업적? 처음 100쪽이 지나갔는데도 피에 굶주린 백작은 주로 무대 바깥에 잠복해있기만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있어 교훈이 된다. "악당들은 어둠 속에 가려있을 때가 더욱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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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는 만족을 못하시나? 10위권 안에 들지 못한 악당들 몇몇을 소개하겠다.

톰 리플리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소설 "태양은 가득히")
프레드릭 클렉 (존 파울즈 소설 "콜렉터"에서 나비 채집에 싫증을 느끼고 여자를 납치함)
코라 파파다키스 (제임스 M. 케인 소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에 나오는 도덕관념 없는 섹시녀)
드레이크 머윈 (마이클 그랜트의 대단한 청소년 소설 "Gone"에 나오는 사이코 청소년)
죠스 (피터 벤츨리 소설 "죠스"의 상어)
노먼 베이츠 (로버트 블록 소설 "싸이코"의 주인공)
미스 해비샴 (찰스 디킨즈 소설 "위대한 유산"에서 남자를 향한 복수심에 불타는 여인)
한니발 렉터 (소설 "양들의 침묵"에서 토머스 해리스가 만들어낸 악명 높은 악당)

더 없냐고?
되게 많기야 하지.
예를 들어 "쿠조"라는 개가 있는데...

  1. Commented by BlogIcon elanor at 2009.04.13 15:40

    쿠조 정말 무섭죠 ㅋㅋ 번역 감사합니다 : )

    • Commented by BlogIcon 조재형 at 2009.04.13 22:14

      예전에 쿠조 소설책을 마구 몰입해서 읽었던 게 기억납니다.
      "미친 개"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걸작소설!!

  2. Commented by 신사적 at 2009.04.14 12:27

    위에 글 덕분에 [성역]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주문하고 말았네요.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요.
    책이 재미있는지 모르겠습니다.

  3. Commented by BlogIcon Loomis at 2009.04.25 07:38

    며칠 전 EW의 악당 리스트를 읽었는데 킹 선생이 그에 대한 응답을 컬럼으로 쓸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스타 워즈>를 좀 좋아하긴 하지만, 사우론과 다스 베이더에 대한 킹 선생의 언급에는 100% 동감입니다. 30초도 아니고 한 10초면 될 걸요 :-)

    • Commented by BlogIcon 조재형 at 2009.04.26 00:21

      강력한 악당을 넘어서 인상적인 악당을 창조하는 건 참 힘든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반지의 제왕을 영화로만 봤는데, 소설 속의 사우론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네요;;;

  4. Commented by 검은옷의 살인마 at 2010.07.30 17:11

    엑소시스트에 나오는 악령 들린 여자아이의 모습은 정말 무서웠죠. 특히나 십자가로 자기 성기 찌를 때는 정말 혐오스러웠어요. 그리고 또 자기 엄마한테는 그 피를 핥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계단에서 거꾸로 내려오는 그 유명한 "스파이더 워크" 씬도 참 압권이었죠.
    그리고 존 파울즈 소설 "콜렉터"는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위키백과에서 검색해서 내용 요약한 걸 읽어보니까 꽤나 충격적이더군요. 보통의 납치 소설들에선 악역이 죽고 납치당한 사람이 탈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콜렉터"에서는 납치당한 여자가 죽고 남자가 또 다른 희생자를 찾아 나서는 결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한니발 렉터는 정신과 의사이면서도 정신병자라는 게 참 아이러니했습니다. 영화에서 렉터가 탈출하는 씬이 참 섬뜩했어요. 경관을 죽이면서도 무표정하고, 그러고 나서는 태연하게 음악을 듣는...

  5. Commented by 한서웅 at 2015.09.08 17:06

    안톤시거랑 빅브라더랑 사우론이랑 볼드모트는 다 제가 아는 것들이네요.ㅎㅎ

  6. Commented by 김세연 at 2015.09.18 10:55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현실이고 인간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저도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박사와 '노인을..'의 안톤 시거 같이 살인하면서 아무 표정없던 사이코패스 연기가 제일 무섭더군요.(제 주변에도 있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공포..ㄷㄷ)

    • Commented by BlogIcon 조재형 at 2015.09.19 22:37 신고

      국내 뉴스를 보면 언제나 후덜덜한 인간들을 많이 볼 수 있더군요.
      어떻게 그런 인간들이 있을 수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