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인터뷰

뉴스 2009. 3. 15. 23:18 posted by 조재형

☞ 스티븐 킹이 "USA WEEKEND Magazine"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질문) 수년 전에 당신은 자신이 문학계의 맥도널드 햄버거 세트와도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답변) 어느 정도 그렇습니다. 아직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모조리 다 먹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차를 운전하면서 햄버거 세트를 챙겨서 먹다가 마지막 남은 감자 튀김 두세 개까지 다 해치우려고 햄버거 세트 포장지의 밑바닥을 뒤적거리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아아, 감자 튀김 맛있어요!

그런 먹거리가 고급 요리는 아니겠지만, 무지 맛있잖아요.

질문) 그래도 자신이 고급 요리 취급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까?

답변) 네. 그리고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작품을 쓸 때마다 드는 생각이죠.

훌륭한 작품을 쓰자. 단지 책을 내는데만 의의를 두지는 말자. 전미도서상에 후보로 머물지 않고 그 상을 수상할만한 작품을 쓰자.

질문) 당신의 여러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헐리우드 영화인들은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을 각색하는 일에서 더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걸까요?

답변) 대부분 그렇습니다.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의 경우, 헐리우드 사람들이 장편소설을 택해서 그것을 2시간짜리 영화로 만드는 것이 무척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들이 내 장편소설 각색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장편소설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만 따와서 시각적인 면에 열광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짧은 소설의 경우, 예를 들어 "쇼생크 탈출"이나 "시체(스탠 바이 미)" 같이 분량이 적은 소설이 영화인들에게 주어지고, 때때로 그들이 자신들만의 특출난 요소까지 첨가시키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옵니다.

질문) 당신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샤이닝"을 너무나 싫어했다는 소리를 늘 들었습니다.

답변) 내가 그 "샤이닝" 영화를 싫어한 건 각색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영화가 초자연적인 면보다 심리적인 면에 주력했다는 것에 대해서라면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내가 싫어한 것은 그 영화의 정서가 차갑다고 생각해서였고, 나는 늘 그 점에 분개했습니다.

나는 감성적인 작가에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섭다"거나 "공포스럽다"고 표현하는 소설들을 내가 그토록 많이 써왔던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언제나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느끼는 것에는 관심이 많습니다.

질문) 2009년 4월은 당신의 첫 데뷔작 "캐리"가 출판된 지 35주년입니다. 당신이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그 작품의 원고를 아내가 건져냈다는 전설이 있더군요.

답변) 4쪽짜리 원고였는데, 줄 간격 없이 빽빽하게 글을 적어놓은 거였어요. 그 당시에 종이를 절약하려고 그렇게 아껴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일주일이 지나면 휴지통에 종이 뭉치가 한 가득이네요. 옛날엔 우유 영수증 뒷면 같은 별의별 종이 쪼가리에다가도 글을 썼는데 말이죠.

그런데 당신이 얘기한 전설이 맞습니다. 아내가 쓰레기통에서 "캐리" 원고를 구해냈습니다.

질문) 아내가 그 4쪽짜리 원고에 관해 무슨 말을 했길래 당신이 "캐리" 집필을 재고하게 되었나요?

답변) 이제껏 내가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정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세월 동안 내가 충실한 알콜 중독자로 살았던 이유 중 하나도 내 자신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애쓰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거에요.

아내 태비사가 쓰레기통에서 그 원고를 꺼냈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거 좋은데. 계속 집필해줘."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당신이 나를 기분 좋게 해주고 있어요. 계속 더 이렇게 해줘요."
그러면 나는 아주 행복하게 그 요구를 들어주게 됩니다.

질문) 그런 일이 지난 35년간 당신의 다른 작품들에도 일어났습니까?

답변) 내 작품 모두 다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아내가 내가 쓴 모든 글을 읽습니다.

어떤 독자가 나한테 편지를 보내 "나는 당신의 넘버원 팬입니다"라고 말하면, 나는 늘 큭큭 웃음 짓게 됩니다. 어떤 독자들은 이렇게 말할테죠. "나는 당신이 쓴 모든 글을 읽어봤어요."

하지만 이 세상에서 내가 쓴 모든 글을 읽는 사람은 나와 내 아내 딱 두 사람뿐입니다. 아내는 주관이 뚜렷하고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적극적이에요. 그녀는 조금도 내 눈치를 살피지 않습니다. 나는 그녀가 해주는 조언을 전부 받아들이지는 않는데, 그녀의 조언을 거부하게 되면 나는 그녀가 쏟아내는 쓴소리에 시달리곤 합니다.

그래도 그녀의 조언 대부분을 받아들입니다. 타당한 조언이기 때문이지요.

질문) 세상 사람들이 스티븐 킹의 은퇴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걸 느끼십니까?

답변) 그런 예상들이 은근슬쩍 나오는 기미가 보이더군요. 그리고 여러 가지 면에서 그것은 그리 나쁜 현상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작가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죠.

나도 그런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작가 엘모어 레너드한테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신문에 레너드의 사망기사가 났는지 찾아봅니다. (병적인 집착까지는 아니에요. 병적인 집착이 어느 정도 내 인생의 일부기는 하지만.) 그의 사망기사가 안 보이면 나는 혼자서 생각하죠.
"앗싸 좋아! 레너드가 어딘가에서 글을 쓰고 있겠구만. 그가 새 작품을 발표하게 될테고, 내가 읽을 책이 하나 더 생기겠구나."

그가 세상을 뜨고 나면 그를 대신할만한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그런 인식에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나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겠죠.

그런데 나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구 경사났네. 조금 있으면 스티븐 킹이 은퇴할 거니까 더 이상 그런 녀석한테 신경 안써도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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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이야기꾼 at 2009.03.16 06:46

    저도 생각합니다.
    앗싸!
    아직 킹 형님 사망기사가 안 났구먼.

    메인주에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겠쥐!!!!

    곧 읽을 글이 하나 나오겠구먼!!!

  2. Commented by 형일 at 2009.03.16 11:43

    문학계의 맥도널드 참 적절하네요 ㅎㅎ

  3. Commented by 검은옷의살인마 at 2010.11.24 13:33

    문학계의 맥도널드라, 맛있게 먹어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