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선정한 2008년 최고 영화 순위

뉴스 2008. 12. 18. 04:03 posted by 조재형

☞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스티븐 킹이 2008년 최고 영화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10. 데스 레이스 (DEATH 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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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도 영화 "죽음의 경주(Death Race 2000)"를 느슨하게 리메이크한 이 영화에는 막강한 제이슨 스타뎀이 가까운 미래의 감옥에 오랫동안 복역 중인 무고한 죄수 역할(이런 류의 영화에선 흔하디 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조안 알렌이 눈부시게 연기한) 약삭빠른 교도소장은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는 유료 프로그램 '죽음의 경주'를 진행시킨다. 영화 "데스 레이스"는 단순명쾌한 폭력과 폭발하는 자동차로 가득하지만, 표면적인 모습 바로 밑에선 리얼리티 TV 프로그램들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9. 레드벨트 (REDB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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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테리는 근근이 살아가는 무술 사범이다. 그는 상업적인 격투기 시합을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가하게 되면서, 위태롭고 예기치 못한 결과를 얻는다. 테리를 연기한 치웨텔 에지오포는 테리의 도덕적 딜레마에 무게감과 품위를 부여한다. 늘 냉혹한 데이빗 마멧이 연출 및 각본을 맡은 이 영화는 추억의 격투영화 "베스트 키드(Karate Kid)"와는 격이 다르다.

8. THE RU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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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스미스가 쓴 원작소설 "폐허"의 냉혹한 주제를 이 영화는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는다. "소름끼치는 일들이 우연히 일어나고, 그럴 때 의지할만한 것은 대개 자기자신뿐이다." 모든 훌륭한 공포영화가 그렇듯, 줄거리는 단순하다. 젊은이 다섯 명이 피라미드 꼭대기에 갇혀서 육식식물들한테 포위당한다. 줄거리만 보자면 우스꽝스런 영화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대신 가차없이 무자비한 영화가 되었다.

7. LAKEVIEW TER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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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L. 잭슨은 모든 영화에 나오는가? 아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될 텐데. ("In The Company Of Men"과 허접함이 널리 알려진 "The Wicker Man" 리메이크의 감독) 닐 라부티가 연출한 "LAKEVIEW TERRACE"는 인종 차별주의를 뒤집음으로써 독특한 시도를 선보인다. 사무엘 잭슨은 옆집에 사는 흑백 커플을 싫어하고, 싱글벙글하면서도 정신적으론 불안정한 경찰 역할을 빼어나게 연기한다. 잭슨의 연기는 아카데미상을 받아 마땅할 정도지만, 현실적으론 받기 힘들 것이다. 너무 애석한 일이다.

6. 뱅크잡 (THE BANK J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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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스타뎀이 몸으로만 때우는 배우라는 편견은 영국 역사상 가장 큰 은행 강도 사건을 다룬 이 화려한 (그리고 때로는 유쾌한) 영화 속에서 팍팍 깨진다. 머리를 압박하는 강력한 스릴이 넘친다.

5. FUNNY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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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장갑을 낀 두 젊은이가 스릴을 찾아서 한 가정에 침입하는 이 험악한 이야기는 올해의 가장 무서운 영화다. "쏘우" 시리즈에 비하면 여기 나오는 피의 양은 새발의 피지만, 이 영화가 너무 냉혹해서 끝까지 참고 보기가 거의 힘들 지경이다. 스너프 포르노 장르를 잔혹하게 패러디하면서도 그 한계 마저 초월해버린다.

4. 트로픽 썬더 (TROPIC TH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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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온 가장 웃기고 가장 대담한 코미디 영화. "트로픽 썬더"는 노골적이고 거칠고 끊임없이 재미를 준다. 톰 크루즈가 엄청난 찬사를 받았지만, 나한테는 얼렁뚱땅거리는 존 테이백 역할을 맡은 닉 놀테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그의 갈고리 손도 그의 전쟁 경력만큼이나 가짜인 것으로 드러난다.

3. 월-E (W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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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년간 나왔던 가장 긴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고, 분명히 가장 최고다. 처음 30분은 마구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우리네 문화에다 대고 유머와 애타는 슬픔을 결합시킨 말없는 시(詩)다. 나는 이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탈 정도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후보에 오를 자격은 있다.

2. SLUMDOG MILLION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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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와 허클베리 핀과 올리버 트위스트를 합쳐라. 그러면 가난으로 점철된 도시 세계 속에서 살아남는 것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이 눈부시게 빛나고, 감성적이고, 명랑하고, 결국엔 기분을 방방 뜨게 만드는 대작 영화가 탄생한다. 촬영 장면이 아름답고, 배우들 연기가 반짝반짝 윤이 난다. 우정의 힘에 관한 이토록 감동적인 영화가 나온 건 정말 오랜만이다.

1.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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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의 슈퍼히어로 영화. 이 영화가 조커 역을 맡은 히스 레저의 연기로 영예를 얻기는해도, 크리스찬 베일이 탁월한 배트맨을 만들어내서, 위엄과 절망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연기를 선사한다. 조연진들(특히나 알프레드 역을 맡은 마이클 케인)도 굉장하다. 이 영화가 망토와 쫄쫄이 의상이 난무하는 슈퍼히어로 영화 장르에 끼친 영향은 "대부 2"가 조폭 영화 장르에 끼친 영향과 같다. 장르의 정의를 새롭게 내린 대사건이었다.

질문 더 있나? 없다고? 잘 됐다. 왜냐하면 난 영화 "트랜스포터 - 라스트 미션(Transporter 3)"에 나온 제이슨 스타뎀을 보러 얼른 가봐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