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말하는 남성소설

뉴스 2008. 9. 21. 00:02 posted by 조재형

☞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스티븐 킹의 칼럼 "What a Guy Wants"가 실렸습니다.

이 칼럼에서 킹은 미국 출판계의 경향을 이야기합니다.

소설을 읽는 남성 독자층이 사라지고 있다고 믿으며, 그래서 여성 독자들한테 잘 팔릴듯한 여성 작가를 물색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뉴욕타임즈의 양장본 소설 베스트셀러 순위 10등 안에 여성 작가의 작품이 7편이나 올라와있습니다.

하지만 남성 독자층이 멸종했다는 믿음은 상당히 과장되었다는 게 스티븐 킹의 생각입니다.

여성 독자를 위해 "아가씨소설(칙릿)"이 있듯, 남성 독자를 위해 "남성소설"이 존재합니다.
그 두 가지 모두 답답한 현실을 탈출하게 해주고,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목적에 충실합니다.

남성소설이 여성을 흥미 위주로 다룰 위험성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드라 브라운이나 조디 피콜트의 아가씨소설을 읽어본 킹은 아가씨소설도 종종 남성을 그런 식으로 다루곤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게 꼭 나쁘기만한 것일까?
오락적인 관점에서 보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킹은 말합니다.

여성은 여성 주인공이 이국적인 섬에서 잘 생긴(그리고 어쩌면 위험한 분위기도 풍기는) 훈남과 만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남성은 남성 주인공이 베레타 권총이나 기관단총을 들고 나쁜 놈들과 한바탕 전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아가씨소설과 남성소설은 다들 독자층의 구미에 맞게 봉사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보던 예전의 선정적인 펄프소설과 달리 현재의 남성소설은 여성을 동료로 등장시키는 등 확실히 여성한테 예전보다 더 나은 대우를 해주고 있습니다.
(위험에 빠진 여성을[여성 동료를] 남성 주인공이 구출한다는 고전적인 설정은 현대에 와서도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남성 주인공한테 게이 동료가 생기는 등 남성소설은 나름대로 21세기에 맞게 변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킹은 현재 좋은 모습을 보이는 남성소설을 열거합니다.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쉬 시리즈, 로버트 크래이스의 엘비스 콜 시리즈와 조 파이크 소설, 리처드 스타크의 파커 시리즈,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스티븐 킹은 그 중에서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를 최고로 꼽았습니다.

(잭 리처 시리즈의 첫 편은 "리 차일드의 추적자"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번역출간되었습니다.-조재형의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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