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리 숫염소 그러프

읽을꺼리 2007. 5. 9. 00:11 posted by 조재형

세마리 숫염소 그러프

(The Three Billy Goats Gruff)

   어느날 스티븐 킹은 나무다리 위를 걷다가 "세마리 숫염소 그러프"라는 전래동화가 생각났습니다. 그러자 불현듯 소설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그 아이디어는 결국 <그것(It)>이라는 멋진 소설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탄생시킨 출발점이 되었던 전래동화 "세마리 숫염소 그러프"를 소개합니다. 이 동화의 주제는 "과연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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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에 숫염소 세마리가 살았는데, 세마리 모두 이름이 "그러프"였습니다. 염소들은 포동포동 살을 찌우기 위해 산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가는 도중에 물살이 급한 시냇물이 있어서 그 위로 나있는 다리를 건너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리 밑에는 커다랗고 못생긴 트롤 괴물이 살고 있었습니다. 트롤의 눈은 접시만큼이나 컸고, 트롤의 코는 굵은 쇠꼬챙이만큼이나 길었습니다.

제일 나이 어린 숫염소 그러프가 첫번째로 다리를 건넜습니다.

"또각, 따각, 또각, 따각!" 다리를 건넜습니다.

"내 다리 위를 지나가는 게 누구냐?" 트롤이 소리쳤습니다.

"오, 저에요, 제일 쪼그만 숫염소 그러프에요. 살 좀 찌고 싶어서 산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기어들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숫염소가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너를 잡아먹어야 겠다." 트롤이 말했습니다.

"오, 안돼요! 제발 저를 잡아먹지 마세요. 저는 너무 작아서 먹을 것도 없어요." 숫염소가 말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두번째 숫염소 그러프가 올 거에요. 그 염소는 저보다 더 크답니다."

"좋아, 그렇다면 너는 보내주마." 트롤이 말했습니다.

잠시 후, 두번째 숫염소 그러프가 와서 다리를 건넜습니다.

또각, 따각, 또각,따각, 또각, 따각, 다리를 건넜습니다.

"내 다리 위를 지나가는 게 누구냐?" 트롤이 소리쳤습니다.

"오, 두번째 숫염소 그러프에요. 살 좀 찌고 싶어서 산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작지 않은 목소리로 숫염소가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너를 잡아먹어야 겠다." 트롤이 말했습니다.

"오, 안돼요! 저를 잡아먹지 마세요. 잠깐만 기다리면 커다란 숫염소 그러프가 올 거에요. 그 염소는 저보다 더 크답니다."

"좋았어! 그렇다면 너는 보내주마." 트롤이 말했습니다.

그러고나서 바로 뒤에, 커다란 숫염소 그러프가 왔습니다.

또각, 따각,또각, 따각, 또각, 따각! 다리를 건넜습니다. 이번 숫염소는 너무 무거워서, 다리에서는 갈라지고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내 다리 위를 시끄럽게 지나가는 게 누구냐?" 트롤이 소리쳤습니다.

"나다! 커다란 숫염소 그러프다." 끔찍하게 쉰 목소리로 숫염소가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너를 잡아먹어야 겠다." 트롤이 소리쳤습니다.

그래, 올테면 와봐! 나에게는 두개의 창이 있다.

그걸로 네 놈의 눈알을 찔러 네 놈의 귀 있는 데까지 뚫고 나오게 해주마.

그리고 나에게는 두개의 돌덩이도 있다.

그걸로 네 녀석을 산산조각으로 으스러뜨리겠다. 뼈와 살을 분리해주마.

커다란 숫염소가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트롤 괴물에게 돌진해서, 염소뿔로 괴물의 눈을 찌른 다음, 괴물을 산산조각으로 으스러뜨렸습니다. 뼈와 살을 분리해 놓았습니다. 그런 다음 괴물을 시냇물로 던져 버리고서, 숫염소는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산으로 간 숫염소들은 너무너무 살이 쪄서, 다시는 집으로 걸어갈 수 없을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만약에 살이 빠지지 않으면, 숫염소들은 그렇게 포동포동한 채로 살아야겠죠.

자, 이렇게해서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