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야구와 TV의 담합을 비난하다

뉴스 2008. 8. 16. 00:29 posted by 조재형

☞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스티븐 킹의 칼럼 "How TV Ruined Baseball"이 실렸습니다.

이 칼럼에서 킹은 메이저리그 야구와 TV 방송국의 담합에 따라 빚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2004년 레드삭스 야구팀이 86년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던 때, 야구광인 킹의 손자는 그 경기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취침시간이 훨씬 지난 시각이라 잠자는 중이었으니까요.

킹이 펜웨이파크 경기장을 찾았을 때, 7회 휴식시간에 장내 아나운서는 코카콜라 협찬이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습니다.

2004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루, 2루, 3루, 홈 베이스에 영화 "스파이더맨 2"의 광고를 부착하려고 계획했다가 성난 팬들의 항의를 받고서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스티븐 킹이 어렸을 때는 학교에서 돌아와 TV를 켜면 오후 야구경기 중계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야간경기가 늘어만 갔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직업이 있는 성인은 오후에 경기장에 놀러갈 수가 없으니까요.

예전엔 TV 야구 중계의 중요성이 비교적 사소하게 여겨지기도 했지만, 오늘날 TV 방송사는 야구중계를 황금시간대의 TV 드라마와 맞먹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정규시즌의 경기는 오후 7시 정도에 시작하니 어린 야구팬들도 즐길만 합니다.

하지만 폭스 TV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사악한 협력 때문에, "중요한" 야구경기를 심야에 치르느라 어른팬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렸습니다.

경기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자정이 지난 시각까지도 좌석을 지킬 수 밖에 없습니다.
경기 시작을 늦은 시간에 할 뿐만 아니라 방송국이 더 많은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각 회마다 있는 휴식시간을 엿가락처럼 길게 늘여놓았거든요.

특히나 올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끔찍했습니다.

폭스 TV는 저녁 8시부터 방송을 시작했는데, 실제 경기는 9시 15분이 되어서야 시작되었습니다.
동점 승부가 이어지는 바람에 결국 경기는 새벽 1시 반에 끝났습니다.

경기를 오후 7시에 시작했더라면 자정 전에 끝났을텐데.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던 야구를 방송국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망쳐놓은 것에 대해 스티븐 킹은 안타까워합니다.

현실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다고 킹은 유감스럽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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