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과 우익 블로거의 인터넷 전쟁

뉴스 2008. 5. 8. 01:26 posted by 조재형

☞ 스티븐 킹 가족은 지난 4월 초에 워싱턴 국회 도서관에서 그 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설 낭독회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낭독회로 인해 스티븐 킹이 인터넷 싸움에 휘말렸다는 AP 통신사의 뉴스가 나왔습니다.

낭독회 당시 고등학생들과 함께 한 질의응답 시간에 스티븐 킹은 문맹에서 벗어나 글을 읽는 것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취지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TV의 공익광고 같은 소리를 하고 싶진 않지만, 여러분이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나중에 일자리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글을 읽지 못한다면, 그럼 군대에 들어가 이라크에 파견되던가, 음, 그런 류의 일만 얻게 될 겁니다. 그것은 별로 밝은 미래가 아니죠."

그러자 우파 성향의 블로그 언론매체 "NewsBusters"의 필자인 노엘 셰퍼드는 2006년 존 케리 상원의원이 "공부 안 하면 이라크에 끌려가 죽도록 고생한다"고 말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스티븐 킹이 존 케리와 똑같은 말을 해서 미군을 모욕했다고 NewsBusters에 글을 올렸습니다.

문맹자들은 군대나 가야한다고 막말을 했다고요.

그러자 스티븐 킹 공식사이트에다 킹이 노엘 셰퍼드의 글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내가 아이들한테 글 읽는 법을 배워야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나의 애국심을 비난하려 드는 저 우익 블로그는 경멸할 가치 조차 없는 곳입니다. 노엘 셰퍼드는 "스티븐 킹, 우리나라가 이라크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시국에 참 고상한 말만 골라서 하시는구랴"라고 말하는군요.

그는 나라에 총알받이가 필요하면 사람이 무지하고 문맹이어도 괜찮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그는 또한 이라크에서 수행하는 전쟁이 우리 국민들의 전폭적인 찬성을 얻었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글쎄, 난 그런 거 찬성한 적 없는데.

이라크전은 국가 자원의 낭비입니다... 그리고 이라크전에는 그 곳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 4,000명과 부상당한 미군 수만 명의 청춘과 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주 방위군이 있는 마을에 살고 우리나라 군인들을 지지하지만, 군인이든 뭐든 딱 하나의 직업으로만 젊은 남녀의 선택권을 제한시키는 전쟁 또는 교육 정책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나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인터넷에서 노엘 셰퍼드를 찾아내서(실제로 킹의 글은 노엘의 블로그를 링크시켰음-조재형의 해설), 그에게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안녕, 노엘. 스티븐 킹이 당신 입 닥치래. 그리고 나도 당신 입 닥쳤으면 좋겠어."

스티븐 킹

일이 이렇게 되자 스티븐 킹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노엘 셰퍼드한테 킹이 가르쳐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노엘 셰퍼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스티븐 킹 공식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 군인을 욕되게 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현재 스티븐 킹 공식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은 글쓰기가 막혀있는 상태이며(글읽기는 가능), 게시판을 관리하던 킹의 비서가 이번 주에 원래 예정되었던 휴가를 가느라 게시판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휴가가 끝나는 12일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게시판 글쓰기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공지가 올라와 있습니다.

노엘 셰퍼드는 그 공지가 비겁한 변명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