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감사 인사, 그리고 "점퍼"

뉴스 2008. 2. 14. 00:50 posted by 조재형

스티븐 킹 공식사이트에 스티븐 킹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킹은 자신의 요청에 부응해서 팬들이 개인적인 경험담을 흔쾌히 알려준데 대해 감사하면서, 영화 "점퍼"에 대한 칭찬을 하고 있습니다.

안녕, 여러분-

대중문화를 즐기다 겪게된 최악의 경험을 저에게 알려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잡지 칼럼을 멋지게 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심장이 멎을만큼 실컷 웃음보를 터뜨리기까지 했습니다. 남의 불행에다 대고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 몹시도 천박한 짓이라는 것을 저도 알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건 그냥 "감정이입으로 인한 공감대 형성"이라고 생각합시다, 오케이? 여러분의 경험담이 너무나 굉장해서 그랬다구요.

그리고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관해 말해보자면, 저는 지난 주에 "점퍼(Jumper)"라는 굉장한 영화를 보았는데 그것에 관해 잡지에 칼럼을 쓸 수는 없었답니다. 왜냐하면 그 영화의 제작자 중 한 명이 공교롭게도 저한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칼럼니스트 일자리를 주선해주었던 사람이지 뭡니까. 잡지에 그 영화 칭찬을 썼다면 아는 사람 영화 밀어주기로 보였을 테죠. 아마도 이렇게 제 사이트에다가 그 영화 칭찬을 하는 것도 밀어주기로 보일 테지만, 뭐 아무렴 어떻습니까. "점퍼"는 작년 여름에 "트랜스포머"가 개봉할 당시 제가 기대했던 수준을 만족시키는 오락영화였습니다. (결국 "트랜스포머"는 제가 일년 내내 짜증을 부리는 유일한 영화가 되었답니다. 그 영화는 저의 낮은 기대치 조차 무참히 짓밟았다구요.) "점퍼"는 자신에게 순간이동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선택받은 청소년을 다룬 영화입니다. 그러니 만약 여러분이 스핑크스 머리 꼭대기에서 점심을 먹는다거나, 여자 친구를 데리고 로마 콜로세움 경기장의 지하 통로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기분이 어떨지 궁금한 적이 있었다면, "점퍼"가 바로 여러분을 위한 영화입니다. 사무엘 잭슨이 1940년대 스타일의 수영모자를 쓰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신 분도 있겠지요. 만약 그렇다면... 영화 속에서 꼭 확인해보세요.

이쯤에서 아마도 여러분은 궁금할 겁니다. 스티븐 킹 아저씨, 돈을 얼마나 받아먹었길래 이렇게 영화 홍보를 하고 있는 거유? 답변: 한 푼도 안 받아먹었음.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영화 제작자였다면, 저는 뭔가 떡고물이라도 받아먹기 위해 이 영화가 좋다고 여러분한테 정신없이 떠벌렸을 겁니다. ("점퍼"의 제작자인 제 친구 랠프와 차베스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 있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없으니, 제가 떡고물을 받아먹을 기회는 없다고봐도...) 에고에고, 오락영화를 향한 저의 작은 열정이 발휘되어 제가 이렇게 수다를 떤거라 생각해주시고, 이 빌어먹을 영화를 보러 가시라 이 말입니다요.

덧붙이는 말... 괴상망측한 경험담들을 아주 많이 알려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그것들이 너무 맘에 들었답니다.

-스티븐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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