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tion Moo [2] by 잭 히트

읽을꺼리 2007. 5. 8. 23:22 posted by 조재형

Operation Moo [2] by 잭 히트

그리고 지금 나는 "화산" 곁에 무릎 꿇고 앉아 사라져버린 직장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몇가지 간단한 메모를 하며 이 사건이 도대체 어떤 존재의 짓일까 알아내려 애쓰고 있다. 나는 법의학자는 아니지만 패트리샤 콘웰의 법의학 미스테리소설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삽입지점(칼날이 최초로 들어간 곳)과 칼날이 움직인 자국이 사건해결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황소에 나있는 상처들은 누가 보더라도 다른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둥근 모양이었고, 모양에  흐트러짐이 없이 아주 깔끔하게 잘려 있었다... 마치 레이저광선으로 절단한 것처럼. (여지껏 소 의문사현상을 다룬 기사치고 레이저광선 얘기를 빠뜨린 기사는 없었다. 나라고 빠뜨릴 수는 없겠죠?) 자, 만약에 당신이 황소 항문을 잘라낸다면 (당신이 정말로 그런 짓을 할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둥근" 모양으로 잘라 내겠습니까? 내 말은 단순히 칼로 항문을 직선으로 쭉 잘라 속살을 확 끄집어 내는 게 더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금 논리적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논리는 소 의문사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의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이다. 예를 들자면, 돌아오는 길에 카를로스는 화산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었다. 그 애는 정부가 의문사현상의 주범이라는 이론을 들어 보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신형 레이저빔을 테스트하기 위해 소들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년은 그 이론을 믿지 않았다.

"정부가 그런 짓을 할 리 없어요." 카를로스가 말했다. "정부라면 자기들이 필요한 소쯤이야 얼마든지 살 수 있잖아요. 그러니 그 이론은 말도 안되는 얘기죠." 카를로스는 마녀이론이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이 근처에는 아직도 마녀의식을 하고 있는 늙은 아줌마들이 있어요." 소년은 자기가 들었던 몇가지 얘기들을 말해 주었다. 그 중 한가지는 아투로라는 남자의 아내가 죽었던 이야기였다.

"그녀는 건강했었어요. 정말로 몸이 튼튼하고 건강했다구요. 그녀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을 때, 그녀의 남편이 집 주위에서 12~15마리정도 되는 부엉이를 봤대요."

카를로스가 의미심장한 눈길로 나를 쳐다보았다. 차를 타고서 회색빛 고원지대 위에 카페트처럼 깔린 자갈길 위를 달리고 있던 나는 소년에게 무기력한 바보같은 미소를 지었다.

"부엉이는 마녀를 상징해요." 소년이 설명해 주었다. "부엉이들은 계속 머물러 있다가, 그녀가 죽고 난 뒤에는 전부 사라졌어요. 장례식날에 아줌마 두명이 관 속에 누워있는 여자를 보더니, 미친듯이 웃어댔어요.  그 아줌마들이 죽은 여자를 보고 막 웃어댔다구요." 소년은 놀라움과 두려움에 휩싸인 눈치였다.

카를로스 말에 따르면, 이 지역 사람들은 아직도 그 아줌마들이 마녀라고 믿고 있단다. 또다른 이야기는 사냥꾼들이 숲에 들어갔다가 치마요마을의 마녀 중 한명과 마주쳤던 내용이었다. 그 당시 마녀는 으슥한 곳에서 눈이 쌓여 있는데도 맨발로 서 있었단다. 이런 얘기들을 정황증거로 깔아놓고, 카를로스는 결론을 추리해냈다.

"아마도 마녀가 되려면 소의 신체부위가 필요한가봐요. 당사자가 여자라면 숫소의 생식기가 필요하겠죠. 또 당사자가 남자라면 암소의 생식기가 필요할 거구요." 카를로스가 말했다. "내 생각엔 그럴듯한 이론인 것 같아요."

나는 카를로스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마녀들이 왜 냄새나는 소 직장부분도 가져가는 걸까?

"그게 바로 소 의문사현상의 문제점이에요." 소년은 내 생각을 알아차린 듯이 말했다. "머리를 굴려서 해답을 발견해낼 때마다 또다른 문제점이 튀어나온다는 거죠."

치마요마을의 카를로스 집에 돌아와서는 카를로스 아버지의 트럭 뒤에 렌트카를 주차시켰다. 청자켓에 청바지를 차려 입은 카를로스 아버지는 커다랗고 길게 늘어진 콧수염 밑으로 틈만 나면 웃음을 흘리는 크고 건장한 남자였다. 그는 철공소를 운영한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철공소 직원들은 작업장 안에서 부지런히 용접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카를로스 아버지는 친구와 함께 부업으로 가축들을 기르고 있었다. 그가 말하길 가끔씩 소들을 돌보라고 고용한 파트타임 카우보이가 목장 안에서 죽은채로 누워 있는 화산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소에게 일어난 사건에 대한 소감을 묻기도 전에, 그는 "외계인의 짓이라고 생각하는 동부지방 여인"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소 의문사현상의 유명한 전문가인 린다 몰튼 호위를 알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펜실베니아에 살고 있는 그녀는 두권의 저서와 두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온갖 게시판과 웹사이트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그녀의 작품들은 소 의문사현상이 부드러운 조직을 얻으려는 외계인의 짓이라고 주장한다. ("부드러운 조직"의 절단/"부드러운 조직"을 검사 등과 같이 "부드러운 조직"이란 말은 이쪽 분야에서 수도없이 사용되는 전문용어같은 존재다.)

"난 외계인 짓이라고 생각 안해요. 오케이?" 나에게 윙크하며 카를로스 아버지가 말했다. 그는 우리 둘 다 합리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환기시키려 했다. "외계인이 겨우 소 한마리 잡으려고 여기까지 날아올까? 오케이?" 눈동자를 굴리며 그가 물었다. "만약 이렇게 멀리 지구까지 날아올 정도의 능력을 가진 외계인이 소를 잡으려고 작정했다면 지금쯤 우리나라 목축업은 다 거덜났을걸. 내 말 알아듣겠어요?"

터무니없는 외계인 음모론을 던져 버리고, 카를로스 아버지는 진지하게 또다른 가능성을 내놓았다.

"뉴욕에서 어떤 남자가 죽는 사건이 벌어질 수 있겠죠. 안 그래요?" 그의 말은 속삭이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사람들이 죽은 남자의 심장을 로스엔젤레스로 가져가서 다른 사람에게 이식해 줄 수 있어요. 안 그래요? 그럼 이식받은 사람은 몇년정도 더 살 수 있어요. 사람들은 한 사람에게서 피를 뽑아서 그걸 다른 사람에게 수혈할 수도 있고요. 전부다 가능한 일이죠. 그렇죠? 인간의 능력으로 가능해요. 악마숭배자들에게 피는 파워를 상징하지.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거든요. 피는 파워다. 그럼 심장은 뭐냐? 심장은 생명이다. 오케이? 그 악마숭배 놈들이 동물들의 피랑 심장을 누군가에게 갖다 바치는 건 아닐까요? 그런 행동이 그 동물의 파워를 바치는 거라고 믿을테니까."

내가 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듯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파워라는 건 결국," 그는 최후의 멋진 한마디 대사를 뽐내기 위해 오랫동안 뜸을 들였다... "파워니까."

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 놈들이 소의 생식기를 가져가는 건 누군가를  위해 생명을 바친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한 거죠. 황소의 파워를 바친다는 거지." 그리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데 소 혀와 눈알은 도대체 왜 그러는건지 나도 모르겠다우."

[3]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