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tion Moo [1] by 잭 히트

읽을꺼리 2007. 5. 8. 23:20 posted by 조재형
1967년 이후로 미국에서는 10,000마리가 넘는 소들이 "부드러운 조직들"이 제거된 채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누구의 짓일까? 악마숭배자? 외계인? 생명과학 연구소? 미국 국방성 비밀조직? 이제 집념의 저널리스트 한명이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돌진한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냉혹한 진실. (글의 출처는 미국 남성잡지 GQ 97년 2월호입니다.)

Operation Moo [1] by 잭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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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소설이 아닙니다. 잭 히트란 사람이 직접 취재해서 작성한 논픽션입니다. 또한 사건묘사에 있어서 과격한 표현이 있을 수도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뉴멕시코 고원지대 숲 속에서, 나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무게가 1800파운드 나가는 황소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이 "화산"인 그 소는 싸늘하게 식은 채 누워 있었다. 죽은 후 생기는 경직현상때문에 소다리는 죽은 소 특유의 우스꽝스런 자세로 뻣뻣해져 있었다. 내가 비행기를 타고 나서도 몇시간이나 차를 몰아 여기까지 온 것은 순전히 이 죽은 소를 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은 잡지같은 데 쉽게 내보낼 수 없는 수준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구역질나고 불쾌한 말들이 튀어 나올테니, 지금 옆에 애들이 있다면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 지금 내가 쭈그리고 앉아서 보고 있는 소의 살이 움푹 패인 부분은 "화산"의 항문이 잘려나간 상처이다. 항문 바깥쪽인 직장부분은 완전히 없어져 버렸다. 그 자리를 대신해서 꼬리 밑에는 누군가가 커피깡통으로 항문 속을 다 긁어낸 것 같이 구멍이 뚫려 있다.

여기서 끝내고 싶지만 -진심이다- 할 말이 더 남아있다. 살아 생전엔 "화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졌었던 소의 성기가 자랑스럽게 매달려 있던 부위는 연한 흰색의 달걀모양 흔적만 남아 있었다. 맙소사. 성기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다. 그리고 화산의 우람한 고환이 붙어있어야 할 곳엔 -오 맙소사- 짧막한 혈관 하나가 삐죽 튀어나온 구멍이 입을 쩍 벌리고 있다. 그리고 냄새. 주위의 공기는 맹렬하게 코를 자극하는 냄새로 들끓고 있었다. 그 바람에 내 눈엔 눈물이 흘렀다. 찢어진 상처들의 날카로운 끝부분은 이제 하얀 구더기들로 인해 녹아내리고 있었다. 내 귀에는 조그맣게 바람빠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눈알이 없어진 화산의 왼쪽 눈엔 소름끼치는 죽음의 눈구멍만이 남았다. 소의 벌어진 입 안에는 혀가 없었다. 왼쪽 앞다리 밑으로는 상처가 나 있었다. 나를 이 곳 현장까지 안내해 주었던 어린 소년이 능숙하게 소 발굽을 들어 올렸다. 작은 파리들 한무리가 튀어 나오더니 날아가 버렸다. 나는 들어올려진 다리 사이로 난 검은 고깃덩어리들의 터널 속을 들여다 보았다.

"우리 아버지가 이 구멍 속을 보시더니," 아이가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 심장이 없어졌대요." 나는 그 꼬마의 말을 믿는다.

카를로스  트루질로 주니어는 14살 소년이며, 화산을 소유한 목장주 아들이다. 그 아이는 나이키 자켓에 커다란 테니스신발을 신고 있는 보통소년이다. 카를로스 주니어는 뉴멕시코 치마요 마을에 있는 자기 집에서부터 나와 같이 멀고 후덥지근한 길을 동행해 주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지리적인 특징을 알려주는 옛 스페인어 이름이 붙은 자잘한 부락들(페냐스코, "큰 바위"란 뜻)을 지나 여기 화산이 누워있는 고원지대 목장(라노 데 예구아, "바다의 평원"이란 뜻)까지 오게된 것이다. 태초에는 강바닥이었을 수도 있는 여기 고원지대 오르막길을 올라가느라 내 렌트카가 낑낑대며 덜컹거리는 동안, 카를로스는 내게 소 의문사현상에 대해 잘 알고 있냐고 물어왔다.

나는 소년에게 공식 언론보도에 따르면 1960년대 중반에 시작되어 전국적으로 10000마리가 넘는 소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으며, 화산은 소 의문사현상의 가장 최근 희생소라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이렇게 죽은 소들사이에는 놀랍도록 일치되는 면이 많다는 것도 말했다. 사건보도기사들은 각 희생소들의 일치되는 면을 나같이 겁많은 도시인들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용어를 사용해 알려준다. 소의 "부드러운 조직들"은 "절단"되었고, 직장부분은 "적출"되어 "제거"되었으며, 생식기 -음경과 음낭 또는 질과 유방- 는 "레이져빔"이나 "외과적인 수술"같은 것으로 잘려졌고, 눈은 "숫가락같은 걸로 뽑혀 나갔으며", 체내기관들은 사라지고, 몸통 속은 "혈액이 말라 있었다." 나는 화산의 시체에 접근하거나 외부로 떨어져 나가는 발자국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 소년에게 말했다.

나는 사우스 캐롤리나, 찰스톤의 고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부터 소 의문사현상에 강한 흥미를 느꼈고, 시골에서 벌어지는 의문사에 관한 이야기들을 탐독했다. 수년간 나는 소 의문사현상이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신문의 작은 기사들과 가끔씩 방송되는 텔레비전 프로에 주목했었다. 그 현상은 항상 한꺼번에 발생했다. 사실은 화산이 죽기 며칠 전에도, 타오스 지역에 인접한 곳의 한 농부가 3주간격으로 두마리 각기 다른 소가 의문사했다고 밝혔다.

내가 알기로 공식적인 조사활동을 시작한 곳은 뉴멕시코 가축관리국이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유타주와 캐나다 서스캐처원 무스죠에서 사건보도가 흘러나왔다. 나는 소 의문사현상을 다루는 웹사이트들을 매일 둘러본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주제로 한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는 것이 아침시간의 자연스런 일상이 되었다. 그런 곳에는 의문사현상에 열광하는 팬들이 모여든다. Deja News와 Hyperspace Research Institute와 alt.alien.research와 Zeta Talk와 AUFORA홈페이지와 the Astronauts of Zion.

나는 카를로스에게 소 의문사현상의 최초 희생자는 사실 레이디라는 이름의 말이었다고 알려 주었다. 1967년 9월 콜로라도의 산루이스계곡에 화산과 흡사한 모습으로 죽어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그 후 의문의 죽음은 줄곧 소들한테만 일어났다. 각 사건들은 언제나 놀랍도록 유사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예외를 찾아보기란 매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소 한마리가 나뭇가지들 위에 얹혀있는 채로 죽은 것이 발견되었다. -마치 소가 하늘에서 나무 위로 뚝 떨어진듯이. 또하나  특이한 사례에서는 뉴멕시코 둘체 근처에서 소 시체가 굵은 나뭇가지 두개에 꽉 끼어버린채 허공에 떠 있는 것이 목격되었다.

나는 카를로스에게 신문이나 방송은 이렇게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언론매체들은 사건들을 내버려 두었고, 1994년 유타주의 KUTV에서 마이클 로손 기자가 보도한 "누가 또는 무엇이 소들을 이렇게 살해하고 있는가?"한 뉴스를 끝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로손의 뉴스보도는 의문사현상을 언급한 가장 최근의 주류언론이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저널리스트 존 F 케네디 주니어가 등장하면서 기록이 깨졌다. (*역자주: 이 기사가 발표될 당시는 케네디 주니어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지만, 몇 년후 비행기 추락사고로 부인과 함께 사망하고 말았다.)

"17살때 아주 무서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케네디 주니어는 자신이 창간한 정치잡지 George 96년 12월호에 칼럼을 썼다. "그 죽은 소는 완전히 피가 말라 있었습니다. 유방과 생식기관들 모두가 제거되어 있었씁니다." 미국 35대 대통령 아들은 내가 소 의문사현상을 설명하는 말투 그대로 칼럼을 전개시켰다. "날카로운 도구같은 것으로 주둥이가 잘려 있었고 윗입술, 혀, 한쪽 눈알이 제거되었습니다. 잘린 상처 주위의 털들은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주변 진흙땅에는 핏자국이나 발자국같이 눈에 보이는 가해자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칼럼 마지막을 전통적이면서도 오싹한 문장으로 끝맺음했다. "미스테리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카를로스에게 했던 말은 미스테리를 해결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는 모든 의문들을 밝혀내고 싶다. 소 의문사현상 뒤에는 과연 누구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는가? 이런 현상이 1960년대에 시작되어 아직까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저널리스트로서가 아니라 탐정의 자세로 그런 의문들에 다가서고 있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