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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s Eventual

(2002년 단편집)

스티븐 킹의 단편집 <Everything's Eventual>을 읽었다.
         (이 단편집은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했다.)

         이 책의 서문에서 킹은 자신이 소유한 라디오 방송국의 계속되는 적자를 만회하고자 이벤트를 계획했던 일을 소개한다. 그런데 그 이벤트를 미처 실행하지도 못하고 포기하면서 킹은 과거에 힘을 발휘하던 분야가 오늘날에 와서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을 실감했던 것이다.

스티븐 킹의 그러한 실감은 단편소설에 대한 염려로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작가들이 단편소설을 쓰더라도 발표할 지면이 별로 없으며, 출간되는 단편집에 대한 호응이 적다는 것이다. 단편소설이 역사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다시 예전의 활력을 되찾을 수는 없는가?

그런 의문을 제기하며 킹은 자신의 단편집 <Everything's Eventual>을 통해 14편의 단편을 독자들 앞에 풀어놓는다. 그리고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어떻습니까? 읽을만 합니까? 팍팍 빠져듭니까? 단편소설의 매력이 듬뿍 느껴지십니까?

다년간 "조재형의 스티븐 킹 사이트"를 방문하면서 킹의 작품들에 대해 내가 쓴 감상문을 읽어본 사람들은 킹의 질문에 대해 내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스티븐 킹 아저씨, 이번 단편집도 너무 좋았어요. 우왕~ 너무너무 재미있고 너무너무 유익하고 너무너무 환상적이었어요. 아저씨, 땡큐~♥"

아아~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킹의 단편집 <Everything's Eventual>이 들려주는 주옥같은 단편소설 14작품을 살펴보도록 하자.


1. Autopsy Room Four

중년남성 하워드 코트렐은 불현 듯 정신을 차리게 된다. 처음에 어리둥절하던 그가 차츰 주위의 소음들을 통해 짐작해 보니 지금 있는 곳은 해부실이고 그는 해부실 탁자 위에 시체로 누워 있다. 살아있는데 시체 취급하다니! 그는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려 하지만 이런 맙소사!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냥 의식만 있을 뿐이다. 그러는 가운데 해부실에 있는 사람들이 그를 해부할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단편집 <Everything's Eventual>의 맨처음을 장식하는 단편 <Autopsy Room Four>. 정말 재기발랄한 소설이었다.

해부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긴박한 순간에 자신이 시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해부실 사람들한테 알리려 온갖 방법으로 애를 쓰는 주인공의 활약이 눈부시다. 스티븐 킹이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인원을 가지고 얼마나 상황을 극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 지 새삼 감탄했다. 해부실 탁자 위의 주인공 남자는 자신이 해부될 것을 상상하며 별의별 생각을 다하는데 이 부분이 정말 실감나는 공포다. 그러다 죽을 수 만은 없다고 생각해서 나름대로 살아보겠다고 별의별 짓을 다하는데 이 부분이 정말 실감나는 유머다.

이렇듯 이 단편은 공포와 유머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교차하는데 그 교차하는 타이밍이 절묘하고 매우 효과적이다. 독자의 마음을 조이고 푸는 그 압박장치의 효율이 극대화된 작품이며, 그 압박장치를 쥐고 흔든 당사자인 킹의 재능에 나는 박수를 보냈다(킹 아저씨, 내가 보낸 박수 잘 받았죠?).

게다가 이 단편의 결말은 너무나 아름답다. 뭐랄까... 고요한 12월의 까만 밤하늘을 향해 소리없이 솟았다가 역시 소리없이 활짝 터지는 내성적인 폭죽의 화려함을 겸비한 결말이라고나 할까. 처음에 이 단편의 결말을 접하고 무척 놀랐고 지금도 그 놀라움을 감출 길이 없다. 스티븐 킹, 당신은 정말 멋쟁이~~♥


2. The Man in the Black Suit

1914년, 9살 소년 개리가 혼자서 개천에 낚시를 하러 간다. 한참 낚시에 열중하고 있을 때, 으슥한 숲 속에서 검은 양복을 빼입은 남자가 나타난다. 그 남자가 개리한테 다가온다. 개리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간 직감한다. 이 남자는 사람이 아니라 악마다! 그런데다가 검은 양복을 입은 악마는 개리한테 무서운 말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한다. 개리는 너무 무서워 죽을 지경이다. 우왕~ 어떡해~ 어떡해~ 나 어떡해~~

단편 <The Man in the Black Suit>을 읽으며 개리가 너무 불쌍해서 혼났다. 악마한테 농락당하는 그 모습이 어찌나 안타깝던지. 악마의 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개리의 속마음이 절절하게 묘사되고 있으며, 그에 발맞추어 어린애한테 상처를 입히는 악마의 악랄함도 화끈하게 묘사되고 있다. 특히 악마의 개성이 여러 장면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는데, 글을 읽다보면 내가 직접 그 악마와 대면하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 단편을 읽고 나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 단편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는 소박한 괴담일 수도 있다. 소년과 악마의 만남이 엄청난 대사건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엄청나게 심오한 작품성을 들이대는 단편소설도 아니다. 마치 TV에서 하는 예쁜 단막극을 감상한 기분이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긋한 여운이 느껴진다. 이 알 수 없는 거대한 느낌은 어인 일이란 말인가?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마력이라고. 그리고 킹은 이 마력을 마구마구 휘두른 개구장이 마법사라고.

이 단편은 오 헨리 상과 월드 환타지 상을 수상했다. 이 단편소설의 마력에 푹 빠진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나 보다.


3. All That You Love Will Be Carried Away

알피 짐머는 전국 방방곡곡을 떠도는 세일즈맨이다. 그는 더 이상 우울한 인생에 대한 미련을 못 느끼고 자살을 결심한다. 더 이상 사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추운 겨울날 모텔방에 투숙하고서 자살을 준비한다. 그러는 와중에 개인적인 보물을 꺼내본다. 그것은 낡은 공책 한 권. 그가 수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는 동안 고속도로 휴게소, 공중화장실, 공중전화 박스 등등 온갖 장소에서 수집한 낙서들을 기록한 공책이다. 그 낙서들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상당히 독특하고 재치있는 낙서들이다. 공책을 뒤적이며 상념에 젖던 알피는 문득 정신을 차린다. 아 참! 나 자살하려던 참이었지. 그래서 자살을 시도한다.

별다른 대사없이 거의 알피 짐머의 심리묘사로만 이루어진 단편소설이다. 이렇게 심리묘사로만 진행하는 소설은 자칫 독자들한테 지루함을 안겨주기 쉬운데, 종잡을 수 없는 자살자의 심리를 재치있게 끌고 가는 스티븐 킹의 필력에다, 주인공의 취미가 낙서수집이라는 독특한 취향이 어우러져 결말까지 이야기를 술술 진행시킨다.

이 소설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알피의 심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자살하는 사람이 사실은 삶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다"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이 단편은 잡지 편집자의 권유를 받아들여 킹이 결말을 수정했다고 하는데, 나는 킹이 원래 의도했던 결말도 충분히 멋지다고 생각한디. 이 소설은 세상의 모든 알피 짐머들에게 킹이 보내는 응원가니까.


4. The Death of Jack Hamilton

1934년, 은행을 턴 죄로 세 사람(존 딜린저, 호머 밴 미터, 잭 해밀턴)이 경찰한테 한창 쫓기는 중이다. 그 와중에 잭이 심각한 부상을 입어 맘대로 운신을 할 수가 없게 되고 나머지 두 사람은 부상당한 동료의 목숨을 구하려고 애를 쓴다.

이 단편은 위에 언급한 대로 나머지 두 사람이 부상당한 잭 해밀턴의 목숨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 이야기다. 이 단편에는 극적인 결말이나 놀라운 반전이나 신나는 활극 같은 것이 없다. 그저 물 흐르듯이 유유히 잔잔하게 이야기는 흘러간다.

킹이 이 단편의 끝에 적은 해설을 보면 세 사람은 실존인물 같고, 특히 존 딜린저는 매우 유명했던 갱인 것 같다. 킹은 유명한 갱들을 가지고 우울하지만 어쩐지 아름다운 추억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었던가 보다.

그  세 사람이 경찰의 눈을 피해 도망다니는 모습이 소설 내내 추억의 앨범을 펼친 듯 아름다운 분위기로 펼쳐진다. 특히 그들이 평범한 시민의 차를 (강제로) 얻어타고 내빼는 장면이나 소설 마지막에 은신처에서 벌어지는 눈물의 서커스를 묘사하는 부분은 마치 무표정한 일상을 찬란한 무지개에 얹어 확대시킨 것 같은 묘한 색깔을 보여준다.

소설 내내 별다른 자극적인 전개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묘한 색깔을 보여주는 애잔한 복고풍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5. In the Deathroom

미국인 플레처는 남아메리카의 어느 나라에서 신문기자로 위장해 스파이 행위를 하다 붙잡힌다. 그리고나서 끌려간 곳은 지하 고문실. 두 사람의 심문관과 무장 경비원과 고문 기술자에 둘러싸인 플레처는 죽음의 문턱에 다가선 것을 실감한다. 심문관은 자기들이 묻는 말에 사실대로만 말하면 미국으로 무사히 돌려보내주겠다고 말하지만 플레처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그러는 순간 고문 기술자는 플레처를 향해 애정의 미소를 보내며 즐거워 한다.

도무지 끝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는 소설이었다. 밀폐된 고문실에서 과연 플레처의 운명이 어떻게 결판날 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그만큼 고문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독자의 마음을 잔뜩 조여온다. 심문관들이 던지는 무거운 질문들. 경비원의 위압적인 자세. 고문 기술자의 나긋나긋한 변태적 취향. 그들을 상대하며 시시각각 마음의 갈등을 일으키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내뱉으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플레처의 모습. 아아~ 나는 너무 긴장해서 책장을 자꾸만 넘길 수밖에 없었다.

스티븐 킹은 이 단편이 카프카의 소설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평하면서, 이 작품의 결말만큼은 아무리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더라도 카프카의 소설과는 다른 분위기의 결말을 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단편의 결말에 대해 어떤 이는 말도 안되는 안이한 결말이라고 비난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단편의 결말이 무척 좋았다. 멋있었다. 마치 겨울부터 하루도 빼먹지 않고 헬스클럽에서 매일 3시간씩 운동기구들과 씨름한 끝에 여름에는 새하얀 바닷가 백사장을 찾아가 가랑이의 불룩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초미니 삼각수영복 팬티를 입고서 여자들한테 아름다운 근육을 자랑하게 된 어느 노력파 청년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은 멋진 결말이었다. 이 단편의 쿨한 결말을 읽고 나니 중후한 색소폰 소리가 울려퍼지는 매력적인 배경음악이 내 귀에 들리는 것만 같다.


6. The Little Sisters of Eluria

이 단편소설은 다크 타워 시리즈의 외전이다. 다크 타워 1탄에서는 총잡이 롤랜드가 검은 옷의 남자를 쫓아 사막을 건너는 모험을 겪은 끝에 결국 그 남자를 만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편 <The Little Sisters of Eluria>는 롤랜드가 사막에 도착하기 전 어느 과거시기에 검은 옷의 남자를 쫓아 정처없이 다크 타워의 세계를 헤매던 젊은 시절의 롤랜드를 등장시키고 있다.

검은 옷의 남자를 쫓아 정처없이 헤매던 롤랜드는 엘루리아라고 하는 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이 마을은 사람들이 살던 곳이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지금은 폐허로 변해 버렸다. 호기심에 엘루리아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롤랜드는 습격을 받게 되고, 너무 아프게 맞아 정신을 잃고 만다. 그러고나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 지는 몰라도 롤랜드가 눈을 떠보니 신비로운 빛깔의 천막이 쳐진 진료소 안에 와있는 것이다. 우울하게도 그는 꽁꽁 묶여있는 상태. 더 우울하게도 그는 그 진료소를 관리하는 엘루리아의 작은 자매님들의 방문을 받게 된다. 더더더 우울하게도 그 자매님들의 정체는 생명를 다스리는 간호사들이 아니라 죽음을 다스리는 간호사들이었다. 롤랜드는 도망가고 싶지만 몸이 꽁꽁 묶였는데 어찌하란 말인가? 과연 젊은 시절의 롤랜드는 다크 타워 근처에도 못 가보고 이렇게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이 단편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숨막히는 긴장감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중환자의 몸으로, 게다가 단단히 묶여있는 몸으로 롤랜드가 당하는 고통이 장난이 아니었고, 그런 그가 어떻게 이 천막 진료소를 탈출할 수 있을 지 너무도 궁금했다. 게다가 그의 싱싱한 육체를 노리고 상당히 변태스럽게 집적대는 자매들의 무시무시한 행동은 이 단편의 뜨거운 분위기에 더욱 불을 붙였다. 으으~ 그 자매님들이 롤랜드의 XX를 가지고 장난치는 장면은 정말 압권!

총만 있으면 누구도 두렵지 않던 청년 롤랜드가 침대에 결박당한 상태로 온갖 수모를 당하는 그 답답한 처지를 처절하게 그리면서도 가끔씩은 번뜩이는 재치로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스티븐 킹의 글솜씨. 새삼 감탄했다. 특히 소설 후반부에서 롤랜드가 탈출의 실마리를 잡고 처절하게 노력하는 부분에서는 짜릿한 쾌감을 느꼈고, 롤랜드의 성공을 응원했다.

게다가 이 소설은 가슴을 저미는 아련한 슬픔을 안겨주기까지 하니 나는 이 소설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크 타워 시리즈의 팬이라면, 특히 총잡이 롤랜드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이 단편소설이 정말 맘에 쏙 들 것이다. 내 맘엔 쏙쏙쏙 들었다.


7. Everything's Eventual

새파랗게 젊은 청년 딩크는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한테서 떨어져 나와 혼자 살고 있다. 왜냐면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근사한 집이 한 채 생겼기 때문이다. 덤으로 멋진 차도 한 대 생겼다. 그런데 딩크가 하는 일이 뭔지 아는가?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돈을 버린다. 한 주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도대체 왜 그런 바람직하지 않은 짓을 하는 것인가?

이 단편소설을 읽는 순간부터 나는 묘한 매력에 휩싸였다. 딩크의 생활이 너무나 신기한 일 투성이였기 때문이다. 일주일마다 돈을 버리고도 여유있는 인생이라니! 소설에서는 초반에 딩크의 일주일 스케줄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무척 부러운 인생이다. 마치 피터팬처럼 꿈동산에 사는 듯한 인생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그런 인생 대박을 터뜨렸지?

스티븐 킹은 조금씩 조금씩 딩크가 현재의 삶을 살게된 내력을 풀어나간다. 천천히 느릿느릿, 그러다 점점 속도를 높여서 나중에는 마구마구 이야기를 휘몰아친다. 딩크가 겪은 과거와 현재를 알면 알수록 나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찼다. 그는 너무나 특별한 사람이었고,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가득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킹은 어느 날 문득 한 청년이 하수구에 돈을 갖다 버리는 이미지가 떠올라서 그것을 별다른 어려움없이 이 단편소설로 풀어냈다고 하는데,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멋진 단편이 순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니 정말이지 글쓰기의 세계란 오묘하기만 하다.

이 소설의 결말에서는 딩크가 어떤 조치를 취하는데, 나는 그것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이 그런 정도는 미리 예상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만들어 두고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단편의 결말지점에서부터 또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다. 한마디로 말해 딩크의 모험 제 2부. 스티븐 킹이 제 2부를 써준다면 나는 기꺼이 감사히 읽을 것이다.


8. L.T.'s theory of pets

L.T.와 룰루 부부는 개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고양이는 L.T.를 유난히 따르고 개는 룰루를 유난히 따른다. 바꿔 말하면 고양이는 룰루를 유난히 따르지 않고 개는 L.T.를 유난히 따르지 않는 것이다. 이렇듯 부부 사이에 각자 편애하는 동물이 생기다 보니 이상하게도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급기야 어느 날 아내 룰루는 개를 데리고 집을 나가 버린다. 그제서야 L.T.는 떠나간 아내를 목놓아 불러본다. 룰루~ 보고 싶어 여보~ 하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울릴 뿐.

이 단편소설은 상당히 웃긴다. 애완동물을 키우며 벌어지는 한 가정의 수난이 스티븐 킹 특유의 유머를 통해 유쾌하게 그려지고 있다. 물론 소설 속 주인공들은 괴로운 심정이겠지만. 특히 남편 L.T.가 아내를 차지하기 위해 개와 벌이는 신경전이 정말 웃긴다. 문득 어쩐지 무서운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웃긴 걸 어떡해! 남편과 아내가 두 동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지는 가운데 점차로 부부 사이가 틀어지는 과정이 나온다. 하지만 그런 과정마저도 유머러스하게 그려지고 있다. 소설을 읽다보니 웃음과 함께 "아, 이 사람들, 애완동물 잘못 키워서 인생 파난나는 구나"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고양이와 개를 키우는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웃음보따리를 풀어놓는 킹의 유머감각이 좋았다. 사소한 일상을 아기자기하게 엮어놓는 구성력이 돋보였다. 이 단편이 정말 맘에 쏙 들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웃음이 다가 아니다. 아내가 집을 나갔다는 사실을 초반부터 대놓고 밝혔음에도 시종일관 폭소의 도가니를 연출하던 이 소설은 후반부에 슬픔을 등장시키더니 마지막엔 난데없이 생호러를 내놓는다. 난 이렇게 갑자기 소설의 분위기가 급변하는 것에 놀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결말의 생호러가 이야기를 속시원히 풀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초지종을 확실히 알 수 없는 궁금하고 무서운 상황을 툭 던져놓고는 소설은 끝난다. 웃음이 나왔을 때까지, 또는 슬픔이 나왔을 때까지 이 단편의 매력에 맘을 푹 빼았겼던 독자라면 갑작스레 무서운 공포를 내놓음과 동시에 애매하게 끝을 맺는 것에 분노라든가 울분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난 이 소설의 끝맺음에 분노나 울분을 느끼지는 않았다. 이 소설이 무척 맘에 든다. 하지만 마지막의 무서운 설정이 어떤 진실을 품고 있는 지는 무척이나 궁금하다. 킹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물어보고 싶다. 당신의 소설 <L.T.'s Theory of Pets>의 맨마지막에 나오는 사건은 과연 어떻게 된 것입니까? 딴사람들한테 소문 안 낼테니 나한테만 말해봐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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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은 단편집 <Everything's Eventual>에서 가장 맘에 드는 단편이 바로 <L.T.'s Theory of Pets>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작품을 낭독할 기회가 있을 때면 이 작품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청중들을 처음에는 마구 웃기다가 후반부에 가선 울리다가 맨마지막에 가선 기겁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좋았다는 것이다.

1988년 킹이 자신의 소설 <자루 속의 뼈(Bag of Bones)>를 홍보하기 위해 런던을 방문했을 때, 홍보행사의 일환으로 그는 영국의 팬들 앞에서 또다시 단편소설 <L.T.'s Theory of Pets>를 읽어주었다. 그 때의 낭독실황이 <Stephen King Live!>라는 오디오북으로 나와 있다. 그리고 이 낭독은 그 후 <L.T.'s Theory of Pets>라는 제목을 달고 또다시 오디오북으로 나왔다. 이 두 버전은 모두 1988년에 런던에서 있었던 스티븐 킹의 실제낭독을 수록하고 있는데, 먼저 나온 <Stephen King Live!> 오디오북은 특별히 스티븐 킹과의 인터뷰를 덤으로 수록하고 있다.


9. The Road Virus Heads North

공포소설가 리처드는 우연히 어떤 집 앞에서 헌 물건들을 싸게 파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여러 잡동사니 중 그림 하나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 그림의 제목은 "The Road Virus Heads North"였으며,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있는 기이한 인상의 한 남자를 묘사한 그림이었다. 리처드는 그 그림의 기괴한 분위기가 맘에 들어 돈을 주고 구입한다. 그러고나서 집에 오는 도중에 그 그림을 문득 보았는데 놀라고 만다. 그림이 변해있었던 것이다. 아주 불길한 모습으로.

킹은 그림이 변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나도 무척 좋아한다. 사진 같은 게 변하는 이야기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왠지 그림이 변하는 이야기라면 무턱대고 무서워진다. 물감을 찍어바른 그림 속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

이 단편 <The Road Virus Heads North>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꾸만 변하는 그림 때문에 수난을 당하는 공포소설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림이 변한다는 것을 알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불안에 떠는 리처드의 심리가 오밀조밀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그 불길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갖은 묘안을 짜내며 고군 분투하는 처절한 모습이 실감났다.

나는 이 소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묘사가 무척 맘에 들었는데, 마지막 결말은 싱거웠다는 생각이 든다. 할 이야기가 더 남아있는데도 매정하게 딱 자르고 "끝"을 외친 듯한 느낌이다. 왜일까? 스티븐 킹은 그 그림이 더 심각하게 변해서 자신을 덮칠까봐 무서워서였을까? (이쯤되면 나는 과대망상인가? -_-;;)

그런데 스티븐 킹의 사무실에는 이 소설에 나온 기괴한 그림이 실제로 걸려있다고 한다. 오호~~ 만약 내가 스티븐 킹의 사무실에 놀러가게 된다면 그 그림 앞에서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킹과 함께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그런데 혹시 사진을 찍는 즉시 그 그림이 나를 추적해서 덮치면 어떡하지? (이쯤되면 나는 정말 과대망상인가? -_-;;)


10. Lunch at the Gotham Cafe

결혼생활이 끝장났다. 스티브에게 작별인사를 남기고 무정한 아내 다이앤은 떠나갔다. 격렬한 고통에 괴로워하는 스티브. 급기야 원만한 이혼합의를 위해 점심식사 자리가 만들어진다. 다이앤과 그녀의 변호사, 스티브와 그의 변호사가 모여 이혼을 협의하는 점심식사 자리. 내키지 않는 자리였지만 다이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용기을 내어 스티브는 약속장소인 고담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그러나 그 고담 카페 안에 들어선 즉시 그는 뭔가 어긋난 상황에 말려들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이 단편소설. 정말 대단한 폭력의 파노라마였다. 좁은 공간배경, 단촐한 등장인물들을 가지고 어마어마한 출력을 가진 폭력의 제트엔진을 순식간에 달아오르게 만든 화끈한 소설. 결말까지 힘차게 전진하는 이야기 전개에 나는 황홀감을 느끼고 말았다. 고담 카페에서 제공하는 특별요리는 스티븐 킹의 일격필살이었다.

소설 초반에는 처량한 스티브의 애달픈 사연에 연민을 느꼈다가 그가 고담 카페에 들어선 이후에는 뭔가 일어날 듯한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가 그 다음에는 숨쉴 틈 없이 몰아치는 폭력의 롤러코스터에 정신을 빼앗겼다. 폭력이 이루어지는 현장과 관련인물들의 움직임이 치밀하게 펼쳐진다. 소설 제목만 봤을 때는 카페에서 이혼을 하네마네 한 바탕 부부싸움을 벌이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뜻밖의 이야기 전개에 놀랐다. 역시 스티븐 킹은 화끈하게 피를 보는 구나. 멋지다.

화끈한 폭력이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킹은 짓궂은 유머를 곁들여 놓았다. 카페 주방에서 벌어지는 한 차례의 발차기. 그 어리둥절한 행동에 나는 빙긋 웃을 수밖에 없었다. 소설 속 당사자는 무척 열받았지만, 한창 진지한 상황 속에서 나온 그 황당한 발차기는 폭력의 성찬에 곁들여진 맛깔난 디저트였다.

이혼을 협의하기 위한 식사자리가 난장판으로 돌변하는 내용을 다룬 이 소설이 맘에 들었다. 폭력이 다 지나가고 나서 그 폭력의 원인을 곰곰히 파헤쳐주는 자상한 설명도 재밌었다. "미칠" 지경이었다! 킹의 글솜씨는 언제나 나를 흥분시킨다.


11. That Feeling, You can Only Say What It Is in French

캐롤은 남편 빌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비행기를 탄 뒤 렌트카를 대절해 도로를 달린다. 그런데 도로 주변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있는 캐롤은 어쩐지 프랑스어 한 마디가 생각난다. 데자부(deja vu). 주변의 경치가 왠지 낯익은 것이다. 이상하다, 처음 오는 곳인데,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 소설의 소재는 스티븐 킹 이전에도 수많은 작가들이 써먹었고 스티븐 킹 이후에도 수많은 작가들이 써먹을 것이 분명한 낯익는 소재다(역시 나도 데자부에 시달리는 것인가?). 비슷한 류의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도 정해진 수순을 밝아간다. 그렇긴해도 나는 이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킹의 느긋한 이야기 전개가 맘에 들었다. 평범한 밀가루 반죽이 있는데 조금씩 조금씩 비틀고 보니 꽈배기가 돼있는 듯한 반가운 기분이다. 꽈배기는 흔한 군것질거리지만 이건 다르다. 스티븐 킹이 만들었으니까! 꽤 맛있다구!

내가 너무 킹의 글에 중독돼 있어서 그런 면도 있겠지만, 흔한 소재에 흔한 전개라도 킹이 내보이는 독특한 분위기는 내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스티븐 킹 아저씨, 또 꽈배기 만들어줘잉, 또 먹고 싶어잉~~♥


12. 1408

마이크 엔슬린은 으시시한 장소를 체험하고 난 뒤 그 경험담을 책으로 써내는 것이 직업이다. 그런 그에게 절호의 장소가 걸려든다. 뉴욕에 있는 돌핀 호텔의 1408호. 수십명의 사람들이 투숙했다가 죽어나갔다는 공포의 객실인 것이다. 그는 위풍당당하게 그 호텔로 쳐들어간다. 호텔 지배인은 큰일난다며 만류하지만, 마이크는 자신있다며 공포의 객실 1408호에 들어가고 만다. 그리고는 꽝!

이 단편 <1408>을 읽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 아니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 있다니!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등을 대고 누워 뒤집어진 거북이 마냥 두손 두발을 허우적대기까지 했다. 알을 낳는 거북이의 눈에 눈물이 맺히듯, 나의 눈에도 눈물이 촉촉히 맺혔다. <1408> 너무 재밌어서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원래 이 소설은 킹이 <유혹하는 글쓰기(On Writing)>에서 원고의 퇴고 과정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례로 일부만 쓴 것이었다. 그런데 쓰다보니 글에 매혹당해서 결국 완성시키고 말았다. 킹의 심정을 나도 알 것 같다.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완성 안시키면 사람도 아니다.

글의 초반에 1408호에 들어가려는 마이크를 만류하는 호텔 지배인의 활약이 재밌다. 마이크를 조용히 불러서 1408호에 들어가면 왜 안 돼는지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는데, 그 객실에서 죽어나간 사람들의 사연들을 조목조목 열거하는 지배인의 말솜씨가 발군이다. 내가 듣기에도 그 객실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 그런데도 기어이 고집을 부리는 우리의 멋진 마이크씨.

그가 1408호가 있는 복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긴장의 연속이다. 그가 조심조심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는 것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더니 객실에 정말로 들어가며 이곳저곳을 살피며 괴상망측한 체험을 경험하는 그 장면은 황홀한 이미지의 연속이다. 그러고나면 어느덧 이 소설은 막강한 힘을 터뜨리며 폭발한다. 위기의 발단, 전개, 완료가 한 순간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막강한 글빨에 의해 독자를 거칠게 불잡아놓고 놔주질 않는다. 아아~ 너무나 행복한 구속이었어.

이 단편소설은 처음에 오디오북으로 선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보면 음향효과가 들린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거라고 짐작되는 부분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오디오북으로도 들어보고 싶다.


13. Riding the Bullet

이 단편 <Riding the Bullet>은 국내에 <총알차 타기>라는 제목으로 단행본이 나와 있고, 나는 예전에 이 단편에 관해 감상문을 적어 놓았다.

스티븐 킹은 이 단편이 인터넷에 공개되었을 당시의 세상이 떠나갈 듯한 유명세를 떨떠름해 한다. 인터넷 단편소설 <총알차 타기>와 관련해 전자서적의 미래, 인터넷 환경의 진보, 디지털 매체의 보안성과 같은 면만 화제에 올랐다는 것이다. 정작 그 소설의 내용에 대한 비평은 뒷전이었다.


14. Luckey Quarter

달린은 모텔의 객실을 청소하는 가난한 여인이다. 이것저것 원하는 것이 많은 자식들의 마음을 들어줄 길 없어 속상한 어머니다. 그녀가 혹시나하고 기대하는 것은 객실의 팁봉투에 손님들이 남겨놓는 팁. 혹시나 손님이 팁봉투에 어마어마한 거액을 남겨놓고 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기대를 하고 322호실로 청소를 하러 들어갔다. 팁봉투를 슬그머니 열어보았다. 어헉, 봉투 안에는 달랑 25센트 동전 한 닙뿐. 얄미운 메모가 적혀있다. "이 동전은 행운의 동전입니다. 정말이에요. 아 정말이라니까요! 일단 한 번 믿어주세요. 행운을 주는 동전이라구요!" 달린은 어이가 없어 경찰에 그 손님을 신고하고 싶은 심정이 된다.

이 단편은 단편집 <Everything's Eventual>를 마무리하는 맨마지막 단편이다. 맨마지막을 장식하는 단편답게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다.

달린이 팁으오 동전 한 닙을 받아든 순간부터 펼쳐지는 사건들은 환상의 연속이다. 꿈같은 일이다.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러니 행운이라 불리우는 것이겠지.

행운의 동전과 달린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재치있게 연결하는 킹의 솜씨가 매력적인 단편소설이다. 다이아몬드여, 영원히!


이로써 단편집 <Everything's Eventual>에 실린 14작품 모두를 살펴보았다. 단편집을 읽으며 쾌감을 느꼈지만 이렇게 감상문을 쓰니 또다시 쾌감이 느껴졌다. 킹이 펼쳐내는 세계는 정말 다양하고 오묘하기만 하다. 앞으로도 계속 킹이 만들어내는 세계 속에서 맘껏 수영하고 싶다.

이 단편집에 실린 몇몇 단편들과 관련있는 책 두 가지를 소개하고 넘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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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킹이 소유한 소형출판사 Philtrum Press는 스티븐 킹의 한정판 단편집 <Six Stories>를 펴냈다. 이 단편집은 제목처럼 킹의 단편 6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수록작품은 <Lunch at the Gotham Cafe>, <L.T.'s theory of pets>, <Luckey Quarter>, <Autopsy Room Four>, <The Man in the Black Suit>, <Blind Willie>.

<Blind Willie>는 킹의 또다른 단편집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에 수록되었던 단편 <장님 윌리>의 오리지날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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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스티븐 킹의 오디오북 <Blood and Smoke>가 나왔다. 이 오디오북은 킹의 단편 3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수록작품은 <Lunch at the Gotham Cafe>, <1408>, <In the Deathroom>이다.

이 오디오북에 실린 단편들은 모두 담배를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오디오북의 포장이 어느 유명한 담배갑을 연상하게 한다. 더욱이 이 오디오북의 옆면엔 담배갑을 패러디해서 경고문구가 붙어있다. <경고: 날이 어두어진 후에 청취하면 공포, 전율, 극심한 망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스티븐 킹의 "열렬한" 팬이라면 이 오디오북을 구입할 가치가 있다. 이 오디오북에 수록된 3작품을 스티븐 킹이 직접 읽어주니까.


단편집 <Everything's Eventual>의 서문에서 킹은 수록된 14작품의 순서를 트럼프 카드를 돌려서 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다음 단편집의 작품수록 순서는 타로 카드를 돌려서 정하겠다고 예언하고 있다.

킹의 이 말은 다음 단편집이 또 나올 예정이라고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의 다음 단편집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으련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