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선정한 2010년 최고 영화 순위

뉴스 2010. 12. 7. 22:48 posted by 조재형

☞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스티븐 킹이 2010년 최고 영화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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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린 존 (Green Zone)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수색작전을 담당하다가 이라크전에 개입한 미국의 명분이 날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역할을 맡은 맷 데이먼이 반듯한 보통사람 연기를 출중하게 해낸다.

은폐공작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약삭빠른 국무부 직원 역할을 맡은 그렉 키니어의 연기도 맷 데이먼의 수준에 근접할만큼 좋다.

강한 분노를 표현하는데 급급하지 않고 이야기와 서스펜스에 더 공을 들인 이라크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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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Jackass 3D

나는 사실 2D 버전으로 봤지만, 이런 영화를 3차원 입체로까지 볼 필요는 별로 없다는 말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련다.

이 영화에는 온가족이 보는 잡지에서 당당히 설명할만한 개그가 거의 없으므로 이런 식으로 표현하겠다.

속옷만 입은 다 큰 어른들이 성난 벌들이 우글거리는 벌집을 공 삼아 공치기 놀이를 한다는 아이디어가 나처럼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잭애스 영화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우디 앨런 영화를 빌려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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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sters

불법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미국은 텍사스와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세웠다.
다만 이 불법이민자들은 키가 18미터고 촉수가 달려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노트북 컴퓨터로 특수효과 작업을 처리했고 놀라울정도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신문사 사진기자가 외계물질 오염구역에서 편집장의 천방지축 딸을 빼내오는 임무를 맡게 된다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감정을 뒤흔드는 탄탄한 전개를 보여준다.

조지프 콘래드 소설 "암흑의 핵심"이 영화 "디스트릭트 9"과 합체된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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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스플라이스 (Splice)

두 과학자가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해 급속도로 성장하는 기형 아기를 창조했는데, 섬뜩하면서도 애처로운 피조물이다.

이 영화가 평범한 수준보다 훨씬 더 위로 올라서게 된 것은 영화의 재료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재능있는 배우들(애드리언 브로디와 사라 폴리) 때문이고, 우리에게 영화 "판의 미로"를 선사해준 바 있는 길예르모 델토로가 제작자로 나서 길잡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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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킥 애스: 영웅의 탄생 (Kick-Ass)

평범한 소년 데이브(아론 존슨)는 슈퍼히어로가 된다는 것이 생각보다 별로라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피에 굶주린 아담한 힛걸 역할로 나온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와 힛걸 아버지로서 극에 달한 광기를 내뿜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가 이 영화를 빛나게 한다.

또한 킥 애스는 올해의 영화 명대사 2위를 배출해내기도 한다.
"이제 크립토나이이이이트로 바꿔!" ("Now switch to kryptoniiii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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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akers

만족스럽게 엎치락뒤치락하는 이 경찰과 강도 영화에는 맷 딜런, 이드리스 엘바의 명연기가 나오는데다, 헤이든 크리스텐슨(스타워즈 다스베이더)의 연기 조차 훌륭하다는 게 놀랍지만 사실이다.

클라이막스 부분은 관객의 믿음을 강요하지만, 등장인물마다 현실감이 있고 현금수송차량 강탈하는 모습은 내가 올해 본 영화들 중에서 최고의 액션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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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셜 네트워크 (The Social Network)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말 빠르고 인색하고 대책없이 불안정한 컴퓨터 폐인 마크 주커버그 역할로 제시 아이젠버그가 신내린 연기를 펼친다.

제임스 캐그니의 조폭영화에 나오는 악당들이 기관총 쏘는듯한 속도로 말을 내뱉는 아주 영악하고 이기적인 아이들이 잔뜩 나오는 캐릭터 중심의 알찬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마이클 더글러스의 "월스트리트" 속편이 실패하는 지점에서 성공을 거둔다.

기업의 더러운 이면을 파헤친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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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셉션 (Inception)

꿈 속의 꿈이라는 개념을 내가 완전히 이해했던가?
아니다. 신경쓰지도 않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내보인 꿈의 황홀경이 내 마음을 기쁨과 경이로 채웠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TV가 가끔 훌륭한 매력을 발휘하기는 하지만, 때로는 오직 대형 스크린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법이다.

"인셉션"이 길게 펼쳐지는 동안, 나는 말그대로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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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e Town

영화 제목은 나쁜데, 영화 자체는 환상적이다.

우선 마틴 스콜세지가 벤 에플렉보다 더 혁신적이고 상상력 풍부한 감독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겠지만(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지만), 보스턴에 있는 찰스타운(아웅다웅 살아가는 거기 주민들한테는 그냥 타운이라고 알려진 곳)의 우울하고 초라한 하층민들을 벤 에플렉은 특별한 방식으로 이해한다.

요란한 총소리로 끝나는 영화치고는 이상하게 친밀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고, (전문적인 은행도둑이 인질과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를 이끌어나가는 상황이 달콤하면서도 섬뜩하게 이상야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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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렛 미 인 (Let Me In)

심금을 울리면서도 피가 난무하고, 훈훈하면서도 소름끼치고, 달콤하면서도 섬뜩하다.

이렇게 아름답게 드리워진 대조적인 요소들이 (뉴멕시코 주 로스앨러모스의 쓸쓸한 설경까지 더해져서) "렛 미 인"을 올해 최고의 리메이크 영화로 만들고(스웨덴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임), 2000년대 최고의 공포영화로 만든다.

십대 청소년의 사랑과 상실감을 다루는 이야기인데, 비교해보면 "트와일라잇" 영화가 맛이 간 것처럼 보일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