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스티븐 킹이 쓴 칼럼 "Stephen King: Videogame Lunacy"가 실렸습니다.

킹은 자신이 비디오 게임의 팬이 아니라는 말로 칼럼을 시작합니다.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 "핏폴(Pitfall)"이나 "퐁(Pong)" 같은 비디오 게임에서 어린 자녀들이 번번이 스티븐 킹을 이겨버리자 킹은 비디오 게임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핏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극장에 놀러갔다가 옆에 있는 오락실에서 이따금씩 총싸움 게임을 하긴 했지만, 고득점 찬스의 목표물을 못 맞히고 총알 재장전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영화 상영시간이 많이 남은 경우엔 오락실에서 인형뽑기 게임을 즐깁니다.
크레인 갈퀴손을 조종해서 오락기 밑바닥에 쌓여있는 인형들을 끄집어올리는 게임.
(킹은 인형뽑기로 강아지 인형과 고무 개구리를 땄다고 합니다.)

그러니 비디오 게임은 킹의 취미가 아닙니다.
그런데 매사추세츠 주에서 HB 1423 법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자, 스티븐 킹은 열받고 말았습니다.

HB 1423 법안은 18세 미만의 모든 아이들한테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완전히 금지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잔혹한 영화 "호스텔 2"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17세 청소년이 "호스텔 2"만큼 폭력적이지만 시각적 묘사는 덜한 비디오 게임 "GTA: 샌앤드레어스(Grand Theft Auto: San Andreas)"를 구매(또는 대여)하는 것이 법에 의해 금지될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GTA: 샌앤드레어스

이 법안에 따르면,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은 포르노와 다를 바 없으며 그것을 만회할만한 사회적 가치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것에 물든 아이들은 살인의 쾌감을 간접체험합니다.

어떤 것이 사회적 가치가 있고 어떤 것이 없느냐 하는 것은 흥미로운 주제이고, 스티븐 킹이 몇 시간이고 기꺼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주제입니다.
그런데 킹을 열받게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부모들을 대변한다면서 자기들 맘대로 사회적 가치의 유무를 규정지을 때입니다.
그것에 따른 결과는 대개 비참하기만 합니다. 비민주적인 것은 당연하구요.

HB 1423 법안의 후원자들 중 한 명인 크리스틴 E. 캐너밴 매사추세츠 주 의원은 말합니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이번 법안은 훌륭한 아이디어입니다. 어린 아이들한테 지속적인 폭력의 자극이 가해지고 그로 말미암아 그 아이들이 폭력은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을 나는 원치 않습니다."

킹은 그 주 의원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게임은 이미 사회 안에 존재하는 폭력을 반영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는군요.

킹은 "갓 오브 워(God of War)"라든가 조직 폭력의 희생자들을 약탈하는 "50센트(50 Cent: Bulletproof)" 같은 폭력 게임들의 예술적 가치를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진정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비디오 게임도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애송이들아, 너희들이 갖고 놀만한 물건이 아니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커다란 성인 등급 표시가 게임 포장에 찍혀있다는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갓 오브 워


사용자 삽입 이미지

50센트

그리고 만약 꼭 경험하고 싶은 폭력 작품이 있다면, 아이들은 그것을 구할 방법을 찾아내려 할 것입니다.
부모들이 그런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막을 수야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실패할 것입니다.
"순수한 아이들을 향한 유혹"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는 것은 단순히 자녀가 보고 읽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부모가 아니라 자녀가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그리고 자녀가 누구와 어울려 지내는지 관심을 두는 부모입니다.

부모는 나쁜 것을 자녀가 가까이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킬 수 있는 결단력이 있어야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왜 그것을 금지시켰는지 자녀한테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부모는 대중문화 속에서 자녀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주시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자녀가 대여점에서 빌려온 게임이 무엇인지 확인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HB 1423이 정식으로 법이 된다면 계속 법으로 존속할 것인가?
킹은 회의적이라고 말합니다. 그와 유사한 법이 몇몇 주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전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사추세츠 주 의원들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킹은 정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폭력 문화에는 "레지던트 이블 4(Resident Evil 4)"보다 훨씬 더 지독한 것들이 아주 많으시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지던트 이블 4

정말로 스티븐 킹을 미치게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대중문화를(비디오 게임뿐만 아니라 TV, 영화, 심지어 해리 포터까지도) 희생양으로 이용하려든다는 것입니다.
정치인들한테는 쉬운 일이고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대중문화는 매를 때릴 맛이 나게 항상 멋지고 우렁차게 울부짖으니까요.
게다가 그것은 국회의원들이 국가적/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을 외면하게 해줍니다.

민감한 문제 하나는 미국에서 자꾸만 깊어가는 빈부 격차입니다.
민감한 문제 둘은 병적이라할만큼 투철한 미국의 총기 사랑입니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가 총싸움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Strike)"의 팬이었다고 비판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쉬웠습니다(그 주장은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카운터 스트라이크

하지만 스티븐 킹이 정말로 하느님한테 소원하는 것은 조승희 같은 극단적인 미치광이가 9미리 반자동 권총을 구입하는데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는 문제를 국회의원들이 열정적으로 지적하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조승희는 그렇게 손쉽게 구입한 권총을 마구 난사해서 32명을 살인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그가 비디오 게임용으로 쓰는 플라스틱 총만 갖고 놀았다면, 다른 사람 살인은 고사하고 자신을 자살시키는 것도 하지 못했겠지요.

다크 타워 만화 2부 제2권

뉴스 2008. 4. 3. 00:32 posted by 조재형
☞ 미국에서 다크 타워 만화 2부 "The Long Road Home"의 제2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티븐 킹이 격려해준 신인 소설가

뉴스 2008. 4. 1. 01:05 posted by 조재형

☞ 3월 27일에 사우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열린 신인 소설가 로렌 그로프의 출판 기념회에 스티븐 킹이 참석했습니다.

스티븐 킹은 자신이 초청 편집자로 활약했던 단편선집 "The Best American Short Stories 2007"에 그녀의 단편소설을 수록시킴으로써 로렌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번 출판 기념회는 로렌의 첫 장편소설 "The Monsters of Templeton"을 위한 자리였는데, 킹은 무대에 올라와 그녀를 격려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관객이 로렌한테만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예정되었지만, 스티븐 킹도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나는 조용한 환경에서 맥 컴퓨터로 글을 쓰는데, 원고를 두 번째로 고쳐쓰는 때가 되면 록앤롤이나 테크노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합니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쥐구멍에서 실을 살살 끄집어내는 것과도 같습니다. 만약 손가락에 칭칭 감을 수 있을만큼 실을 많이 끌어냈다면 이야기를 하나 얻는 거죠. 반면에 실이 끊어져버린다면 그걸로 끝장이에요."

스티븐 킹이 말하는 홍보용 추천의 세계

뉴스 2008. 3. 28. 01:49 posted by 조재형

☞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스티븐 킹이 쓴 칼럼 "Stephen King: The 'Art' of the Blurb"이 실렸습니다.

이 칼럼에서 킹은 대중문화 세계에 만연한 홍보용 추천에 대해 말합니다.

스티븐 킹은 영화 "점퍼"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평론가들은 그 영화를 싫어했지만.
킹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점퍼"에 대한 칼럼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제작자 중 한 명이 킹의 친구였기 때문에, 칼럼을 쓰게 되면 잡지를 사적인 용도로 이용해 아는 사람 영화를 밀어주는 것으로 비쳐질까봐 걱정이 되었고, 실제로 잡지 편집자도 그렇게 생각했으므로, 결국 "점퍼"에 대한 칼럼은 쓰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킹은 공식적인 영화 홍보에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신문에 나온 "점퍼" 광고에는 킹의 추천이 실려있습니다.

"이 영화 정말 끝내줘요!" - 스티븐 킹

사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싫은데도 무조건적인 칭찬 추천을 해주었던 일이 스티븐 킹한테 두 번 있었다고 합니다.
스티븐 킹의 평생 동안 딱 두 번. 그 때마다 수치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언론매체에 기고하는 글을 통해 형편없는 영화에다가 홍보용 추천을 빈번하게 노골적으로 일삼는 영화 평론가의 이름을 스티븐 킹은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합니다.

킹이 아는 작가 중에 좋은 소설, 나쁜 소설을 막론하고 홍보용 추천을 해왔던 상당히 냉소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 작가한테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고 합니다.
"읽었던 책에는 절대 홍보용 추천을 하지 말고, 일단 홍보용 추천을 해준 책은 절대 읽지 마라."

스티븐 킹은 평생동안 서너 편의 영화에 홍보용 추천해준데 반해, 책은 100여권에 홍보용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처음으로 홍보용 추천을 했던 책은 매우 나쁜 책이었다고, 사실은 무지막지하게 엉망진창인 책이었다고 킹은 고백합니다.

그 때 이후로 킹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책에만 홍보용 추천을 해주었는데, 이렇게 꾸준히 여러 책에 추천을 해주는 데는 매우 단순한 이유가 있습니다.

"신인 작가 시절에 나온 나의 책들, '캐리', '살렘스 롯', '샤이닝'에는 추천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당시에는 홍보용 추천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그 때는 책마다 뒷표지에 작가의 흑백 사진만이 실려있기 마련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책들의 뒷표지에는 홍보용 추천사로 도배되어 있는 게 일반적입니다.

스티븐 킹은 사실 홍보용 추천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젊은 작가와 영화인한테는 주목받을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하니까요. 신인이 혼자서 헤쳐나가기엔 험난한 세상이니까.
게다가 홍보용 추천은 사람들이 좋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간단하면서도 직접적인 안내자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과장된 홍보용 추천 때문에 사람들이 점점 냉소적으로 대하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홍보용 추천에 속아 저질 작품에 돈을 소비하게 된 사람은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 밖에 없지요.

그래도 세상에는 좋은 작품들이 존재하고, 킹은 항상 그런 작품들의 전도사를 자처해왔습니다.
좋은 책이나 좋은 영화를 접하고 나면 세상에 알리고 싶은 욕구를 도저히 억누를 수가 없다네요.
"여기 좀 봐요! 이거 봐요! 빨리 와서 봐요! 없어지기 전에 어서 빨리!"

스티븐 킹은 자신이 하는 홍보용 추천은 믿어도 좋을 거라고 말합니다.

스티븐 킹과 큰아들의 공동집필 소설

뉴스 2008. 3. 26. 02:09 posted by 조재형

☞ "나는 전설이다"의 작가 리처드 매드슨을 기리는 단편선집 "그는 전설이다(He Is Legend)"가 미국에서 2009년 2월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이 단편선집에 스티븐 킹과 그의 큰아들 조 힐이 공동집필한 중편소설 "Throttle"이 수록됩니다.

조 힐의 사이트에 "Throttle"에 관한 짧은 설명이 올라와있습니다.

"Throttle"은 지옥에서 온 초대형 트럭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리처드 매드슨의 걸작 단편소설 "결투(Duel)"를 모티브로 사용하는데, 집필 과정에서 급속도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