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말하는 전자책 단말기 "킨들"

뉴스 2008. 1. 25. 00:02 posted by 조재형

☞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스티븐 킹의 칼럼 "Stephen King: Books With Batteries -- Why Not?"이 실렸습니다.

이 칼럼에서 스티븐 킹은 휴일동안 영국 작가 로버트 고다드의 1차 세계 대전 소설 "In Pale Battalions"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합니다.

킹한테는 특별하게 기억될만한 작품입니다. 왜냐하면 "킨들(Kindle)"로 읽은 첫 번째 작품이니까.

킨들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출시한 전자책 단말기입니다. 아마존에 있는 전자책들을 킨들로 다운로드해서 킨들의 액정화면을 통해 읽는 것입니다.

스티븐 킹의 동료 작가 중 한 명은 킨들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우리 생활에서 멋지게 공간을 꾸며주는 아름다운 사물인 종이책에 대한 애정 때문에.

킹은 동료의 말이 이해가 간다면서, 그 예로 책표지를 언급합니다.
로버트 고다드의 종이책 표지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모습을 뽐내지만, 킨들 전용 전자책 표지는 단순하게 제목과 작가 이름만 나열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킨들 전용 전자책들 표지는 흑백 버전입니다.

킹은 이야기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전달 매체의 형식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종이책이 아닌 오디오북에 대한 편견이 없었습니다.

킨들은 훌륭한 낭독자가 읽어주는 좋은 책만한 만족감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킨들도 제법 훌륭하다고 킹은 말합니다. 가볍고, 보관이 용이하고, 사용법이 간단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눈이 나빠진 독자한테 킨들은 한 가지 커다란 장점을 발휘합니다. 글씨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죠.

로버트 고다드의 종이책을 읽던 킹은 작은 글씨 때문에 한 시간 정도 지나면 기진맥진해졌지만, 킨들로 글씨를 최대한 키운 상태에서 로버트 고다드의 전자책을 읽으니 종이책보다 독서 시간을 두 배로 늘려도 거뜬했습니다.

킨들이 종이책을 대체할 것인가? 킹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책이 실내를 꾸며주는 장식품이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책에는 영속성이 있어서 그 속에 든 이야기들과 아이디어들의 중요성을 뒷받침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칫 덧없이 사라질 수도 있을 종이 매체의 힘을 굳건하게 해준다구요.

킨들이 독서 생활을 풍족하게 해줄 것인가?
비록 킹은 전자책을 몇 권 밖에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킨들이 독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책장을 넘기는 대신 액정화면을 쳐다보며 작동 버튼을 눌러야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금새 좋은 이야기의 매력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킹은 킨들의 정의를 내립니다.
"속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독서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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