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tion Moo [6] by 잭 히트

읽을꺼리 2007. 5. 8. 23:32 posted by 조재형

Operation Moo [6] by 잭 히트

The Zenetic 잡지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기도취에 빠진 이론들이 난무하는 소 의문사현상 분야에서 작은 사실 하나에도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것. 그 뒤 1994년의 유타TV 프로를 보고 있을 때, 리포터로 나온 로슨이 롬멜이라는 사람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 로슨은 그 사람에 대해서 "소 의문사를 경험한 모든 목장주들에게 비웃음꺼리가 된" 얼간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켄 롬멜은 전직 FBI 수사관으로서, 냉정하고 조직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소 의문사를 조사한 유일한 인물이었다. 1980년 법무부 명령 79-D-5-2-S를 부여 받아 길고긴 조사를 수행한 그는 싸구려 종이커버에 묶여 있는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그 보고서는 곧장 무사안일의 정부조직이 쏟아낸 수많은 논문들이 쌓여 있는 창고 속에 묻혀 버렸다.

현재 롬멜은 산타페에 살고 있다. 그를 만나기 위해 나는 플라자 블랑카라는 신흥 거주지역에 위치한 그의 집을 찾아갔다. 그의 집 안으로 들어간 나는 감사장, 공로상, 그가 좋아하는 만화그림같은 것들이 들어 있는 장식액자들로 치장된 그의 사무실로 안내받았다. 그동안 수많은 FBI 수사관들을 인터뷰해 본 경험으로 따져보건대, 롬멜은 고전적인 타입이었다. 그는 고지식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직설적으로 말했으며, 그의 말 속에서 농담이라곤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는 맺고 끊음이 아주 분명했다. 그는 건장한 체격에 키도 컸으며, 조깅용 반바지에 테니스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는 나와 인터뷰를 끝내고 나면, 매일 하던대로 3마일 달리기를 할 거라고 말했다. 그는 72살이다. 당신에게 켄 롬멜은 파티에 같이 갈 사람으로는 영 아니겠지만, 만약에 테러리스트가 집에 쳐들어와 당신 엄마를 인질로 잡고 있다면, 집 앞마당에 확성기를 손에 들고 서 있을 사람으로 당신은 기꺼이 그를 선택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거죠." 롬멜이 말했다.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거나 겪어봤어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쳤던 이상한 현상을 목격한 목장주들과 정신나간 경찰들이 있다는 겁니다. 자기 순찰차가 어디 있는지도 못찾아서 헤매고 다니는 보안관 멍청씨가 이렇게 말합니다. '소 시체에 레이저 수술을 한 것 같은 흔적이 보입니다.' 기자들은 그런 말들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기자들은 그 말을 대중들에게 계속 떠벌리게 되는 겁니다. 내가 만약 기자라면 보안관에게 묻겠어요. '보안관님, 당신은 레이저 수술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길래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하지만 현실에서는 '레이저 수술같은'이나 '정교한 외과수술의 흔적이 보이는' 등의 말들이 술술 나오고 있습니다. 언론은 그런 말들을 사랑하죠. 그런게 언론의 속성입니다. 예전에 작성했던 보고서 속에서 한 저널리스트를 언급했었는데, 그녀가 막 화를 냅디다. 자기를 바보같이 묘사했다나."

롬멜이 보고서 하나를 보여 주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롬멜은 깔끔하게 (의사가 수술할때 배를 가르듯이) 한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을 낱낱이 해부했다. 사소한 사실을 과장하고 중요한 세부사항을 고의로 누락시킴으로써 미스테리한 사건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자세하게 드러나 있었다.

롬멜은 수백건의 소 의문사 자료를 연구했고, 연구기간동안 일어났던 뉴멕시코의 의문사 현장 수십군데에 개인적으로 찾아가 보기도 했었다.

롬멜은 현장 목격자들에게 질문을 해보면 처음의 진술이 번복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알려 주었다.

"내가 이렇게 물어보죠. '저기 보이는 게 물어뜯은 자국 아닌가요?', '뭔가가 씹어 먹은 것 같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목장주들은 조용해지더니 결국 내가 말한 사실을 인정해 버립니다."

그는 1979년 뉴멕시코 둘체에서 목격됐던 유명한 사건의 경찰기록도 검토했었다. 그 기록에서는 '600파운드짜리 황소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것이 발견되었고, 비행기같은 종류의 운송수단에 의해 그 곳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는 둘체로 갔습니다." 롬멜이 말했다. "작은 마을이더군요. 식당 앞에 순찰차가 서있는 걸 보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죠. 사건 보고서를 작성했던 게이브 발데즈 경관이 앉아 있더군요. 내 신분을 밝히고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물어봤죠. '발데즈 경관, 나는 당신이 훌륭한 경찰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나무에 걸린 소 시체 사진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이 곧바로 툴툴거립디다. '사실은... 소는 나무에 걸려 있지 않았는데. 소는 그냥 나무 밑에 있었어요.' 이마을 저마을에서 벌어지던 현장수사라는 게 이런 식이었던 겁니다."

대다수의 소 의문사 현장에서, 소 시체는 새똥으로 덮여 있었는데, 그것은 독수리같이 고기를 먹어치우는 새들이 소 시체 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다. (얼마 전에 보았었던 '화산'이라는 황소 시체에는 말라버린 회색 새똥이 먼지가 되어 뒤덮여 있었다.) 날아다니는 새들은 의문사 현장에 가해자의 발자국이 없는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해 준다. 롬멜이 찾아가 본 수십명의 전문가들 말에 따르면, 새들이 시체를 뜯어 먹은 자리는 작은 구멍이 생기게 되는데, 새들은 털이 붙어있는 부위는 좋아하지 않고 외부로 드러난 부드러운 부위를 먹기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부드러운 조직들. 항문 직장, 생식기, 눈알, 혀같은 조직들. 그리고 사후에 동물들의 다리는 특유의 뻣뻣한 자세로 단단하게 굳어지는데, 그때 특별한 변화가 생긴다.

"사후에는 시체에서 가스가 발행하기 때문에 조직들이 늘어지게 됩니다." 수의사의 말을 인용해 롬멜이 보고서에 기록한 내용이다. "그 결과 물어뜯긴 상처 주위나 이빨로 찢어진 흔적이 날타로운 도구로 잘라진 것 같이 보일 수가 있다. 특히 털이 자라지 않는 부드러운 조직들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니, 그렇다면 내장은 어떻게 없어진 거지? 최대한 점잖게 설명해 보겠다. 소 시체 몸통 안에 가스가 차오르게 되면, 부드러운 조직들에 나있는 구멍으로 폭발해 버린다. 그럼 새들은 약삭빠르게 터진 구멍으로 와서 손쉽게 즐거운 잔치를 벌일 수 있게 되고, 그 놈들이 떠난 자리에는 텅텅 빈 구멍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 모습은 누군가가 표현한 대로 "항문에 진공청소기를 꽂아놓고 몸통 속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난 것 같은" 결과를 낳게 된다.

그러면 소들은 왜 죽는 거지? 여러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롬멜은 나무 근처에서 시체로 발견된 소들의 경우 벼락을 맞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들은 바이러스나 일반적인 소의 질병(붉은 물 병, 검은 다리 병, 물 찬 배 병 등등)으로 죽었을 수도 있다. 뉴멕시코에는 larkspur같은 독성식물이 백종류도 넘는다고 롬멜이 알려 주었다. 굶주린 소가 그런 식물들을 먹었다가는 독에 감염되어 버린다. 흔히 소 시체들은 죽은지 하루나 이틀이 지나서야 발견된다. 그래서 비밀스런 방문객들이 날아와서 작업을 치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발자국을 남기지 않은 채.)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되면, 소 시체의 피는 시체 밑부분으로 쏠려 응고되어 버리는데, 목격자의 눈에는 피가 증발해 버린 것 같이 느껴져 버린다.

의문사 현상이 하필 1960년대에 시작된 이유가 무엇일지 질문하자, 롬멜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시작된 경제적 변화와 연관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루 일당 1달러짜리 카우보이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롬멜이 말했다. "그 이전에는 카우보이들 인건비가 쌌고, 그렇게해서 고용된 카우보이들은 밤이고 낮이고 항상 소들을 지켰죠. 소가 철조망에 찔려 깊은 상처를 입거나 병에 걸리면, 그 즉시 카우보이가 조치를 취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와서는 부업으로 적은 수의 소들을 키우는 파트타임 목장주들이 파트타임 카우보이를 고용하게 되었습니다. 목장주들이 소들과 떨어져 살거나 따로 본업으로 하고 있는 직업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목축업은 부업으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 독성식물을 먹었거나 상처를 입고 병균에 감염된 소가 며칠씩 안보여도 눈치를 못 챌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소가 죽어버리면 새들이 와서 먹어치우게 되고, 하루나 이틀 지나 어슬렁거리며 나타난 목장주는 부실관리의 결과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롬멜이 제시한 의문사의 마지막 증거는 어느 6월 오후 뉴멕시코의 카슨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산림 감독관들과 동행했던 그는 larkspur를 먹고 독이 온몸에 퍼져 죽은 소들이 있는 현장에 도착했다. 그들은 시체들을 사진에 담았다. 3일만에 검정파리들(blowflies)이 모든 시체들을 전형적인 소 의문사 시체들로 만들어 놓았다. (그 과정이 차곡차곡 사진에 찍혔다.) 혀, 눈과 같은 그 유명한 "부드러운 조직들"이 "수술로 인해 제거"된 듯한 전형적인 소 의문사 시체로.

검정파리들의 짓이었다.

"사람들이 기상천외한 일들을 생각해 내는 이유는 제 생각으로는 현재 우리들 삶이 매우 지루하고 단조롭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롬멜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소 의문사에 대한 얘기는 별다른 해가 되지 않으면서 자극적인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서로에게 거짓말을 해대는 거죠." 내가 외계인과 손잡은 연방정부나 비밀 생체실험을 하는 제약회사를 소재로 음모이론을 얘기하는 인터넷상의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을 때, 롬멜이 소 의문사에 열광하는 전형적인 타입의 인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도시 근교에 거주하면서 시간이 남아돌아 주체를 못하는 중산층 사람. 그리고 의문사관련 책과 비디오를 보며 빈둥거리거나 인터넷으로 자기가 생각해 낸 상상들을 떠벌리고 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

그리고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롬멜을 좋아하지 않는다. TV프로그램 Sightings 제작진이 몇주전에 그에게 전화했었다. 그들은 소 의문사에 대한 프로를 만들려 하고 있었고, 황소 '화산'의 시체를 카메라에 담으려고 뉴멕시코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Sightings 제작진은 의문사에 관한 내 생각을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나와 오랫동안 통화를 했죠." 롬멜이 그 후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 다음에 그들은 다시는 나에게 전화하지 않았어요. 한번도 전화 안했죠."

롬멜의 보고서가 발간되고 나서 한동안은 소 의문사 발생빈도가 극적으로 줄어 들었다.

"생각해봐요." 롬멜이 말했다. "한 전직 FBI 수사관이 소들을 해꼬지하던 외계인들을 혼내줬었다니 굉장하죠?" 그러나 법무부 명령 79-D-5-2-S로 인해 작성됐던 보고서에 먼지가 푹푹 쌓여만 가던 1980년대 중반이 돼서는 의문사 발생건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돼버렸는지는 롬멜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였다. 할 수 없이 그는 내가 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보고 나서 조깅하러 가는 수 밖에 없었다. 묵고 있던 래디슨호텔로 돌아와 호텔 벽돌벽을 보는 순간, 나는 주머니에서 꺼낸 전자계산기로 마지막 수수께끼를 해결하고야 말았다. 이제 당신께 그 해답을 알려 드릴께요.

[7]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