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말하는 쿨한 사람, 쿨한 작품

뉴스 2007. 11. 11. 23:25 posted by 조재형

☞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스티븐 킹이 쓴 칼럼 "Cool and the Gang"이 실렸습니다.

이 칼럼에서 스티븐 킹은 "쿨하다(cool)"라는 형용사가 어떠한 사전적 정의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독특한 영어 단어라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쿨하다"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들이 쿨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네요.

킹은 영화 "황야의 7인"에 나온 스티브 맥퀸이라던가 "이유없는 반항"의 자동차 경주 장면에 나온 나탈리 우드가 쿨하다고 말합니다.

킹의 판단에 따르면, 영화 "마이클 클레이튼"은 훌륭한 영화지만 쿨하지는 않습니다. 그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의 동료 변호사를 연기한 톰 윌킨슨은 쿨합니다. 그 영화에서 조지 쿨루니는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조금도 쿨하지가 않습니다.

영화 "브레이브 원"에 나온 조디 포스터는 쿨합니다. 그녀가 영화 후반부에 "나는 내 개를 돌려받고 싶어!"라고 고함칠 때 그녀의 쿨함이 결정적으로 드러납니다.

항상 쿨해보이는 배우가 있을까? 심지어 형편없는 영화에 등장할 때조차도?
스티븐 킹은 네 명을 꼽습니다. 잭 니콜슨, 홀리 헌터, 모건 프리먼, 존 카사베츠.
쿨한 배우 존 카사베츠는 많은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는데 쿨한 영화를 만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게 주목할만하다고 합니다.

한 번도 쿨한 적이 없는 남자 배우는? 스티븐 킹의 선택은 톰 행크스.
한 번도 쿨한 적이 없는 여자 배우는? 스티븐 킹의 선택은 샤를리즈 테론.

"프리즌 브레이크"는 매우 좋은 TV 드라마는 아니지만, 쿨한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로스트"가 쿨한 분위기를 유지한 것은 그 드라마가 무척 불가사의하기 때문이라네요.

"쿨하다"에 대한 스티븐 킹의 판단은 미스터리/서스펜스 작가들한테로 향합니다.
마이클 코넬리("블랙 에코")는 쿨합니다.
조지 펠레카노스("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도 쿨합니다.
미국 문학계에서 진정한 쿨의 대부인 엘모어 레너드("보안관과 도박사")는 냉장고 얼음박스보다도 더욱 차갑게 쿨합니다.
로버트 파커("약속의 땅")는 쿨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아닙니다.
퍼트리샤 콘웰("법의관")도 마찬가지 신세.
제임스 패터슨("첫 번째 희생자")은 이제껏 한 번도 쿨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쿨하지 않을 것입니다.

쿨한 것에는 특별한 까닭도 이유도 없습니다. 킹은 궁극의 재간둥이인 정치가들까지도 살펴봅니다.
버락 오바마는 쿨합니다.
아마도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승리할 것만 같은 힐러리 클린턴은 쿨하지 않습니다.
공화당원이 쿨하기란 힘든 것이라서, 공화당원과 쿨함은 서로 모순된 관계이지만, 그래도 굳이 살펴보자면 존 맥캐인은 쿨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밥 돌도 쿨합니다. 무지 쿨합니다. 비아그라 광고에 출연한 모습 때문에.

킹은 쿨하다는 것이 생활방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존재의 상태를 뜻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의 키처럼.
그러면서 스티븐 킹은 자신이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과 어쩔 수 없이 키는 비슷하지만,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쿨하고 크라이튼은 어쩔 수 없이 쿨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쿨하다는 건 사람이 착하냐 아니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스티븐 킹 칼럼을 읽은 해외 독자들은 자유게시판에서 누가(또는 무엇이) 쿨하냐 아니냐에 관해 댓글을 줄줄이 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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